청의 호수(白金青い池)
홋카이도에 다니면서 아직 못 다녀 본 비에이 지역을 가보기 위해 아사히카와에서 비에이 지역을 다녀오는 것으로 일정을 세웠다. 홋카이도 여행을 시작한 첫날, 신치토세 공항에서 쉬지 않고 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빨리 탈 수 있는 수단은 4시 11분에 청의 호수에 도착하는 버스였다.
JR패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JR후라노선으로 비에이역까지 가서 버스를 타는 것이 이득이지만 나는 호텔에 캐리어를 맡기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아사히카와역에서 청의 호수로 가는 버스를 탑승했다.
<아사히카와역에서 청의 호수로 가는 39번 버스를 탑승할 경우: 1,100엔, 정류장▼>
<비에이역에서 청의 호수로 가는 39번 버스를 탑승할 경우: 550엔, 정류장▼>
아사히카와역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겉보기에도 심각하게 낡은 버스가 한 대 들어온다. 아니겠지, 아니겠지 했는데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는다. 이 버스가 39번 버스, 비에이를 경유해서 청의 호수로 가는 버스였다.
버스는 외부도 낡았지만 내부도 심각하게 낡았다. 창문은 옆으로 여는 것이 아닌 위아래로 여는 것이고 버스 바닥은 나무 바닥이다. 나는 태어나서 나무 바닥으로 된 버스를 처음 타봤다. 이것이 시골 감성인가 싶어서 또 그 감성에 젖어 들었다.
버스는 뒤로 타서 앞문으로 내리는 형식이다. 뒤로 탈 때는 정리권을 뽑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아사히카와역에서 1시간 20분여를 달려서 청의 호수에 도착을 했다. 버스 종점은 흰수염폭포가 있는 곳이었지만 버스 배차가 극악의 조건이었고 청의 호수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흰 수염 폭포는 포기하고 청의 호수만 보는 것으로 했다. 버스에서 하차 후 돌아가는 버스가 30분 뒤에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주어진 관람 시간은 약 25분 이내. 시간이 많이 없었다, 서둘러야 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주차장을 지나자마자 청의 호수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나무들로 가려져 있어서 관람로까지 살짝 걸어야 한다. 한 1분 정도?
햇빛을 받은 청의 호수와 그렇지 않은 청의 호수는 그 색의 차이가 꽤 많이 난다. 혹시라도 날이 흐리거나 햇빛이 들지 않는 시간대에 방문했다면 앱으로 살짝만 보정해 줘도 각종 홈페이지에서 홍보하고 있는 청의 호수의 색깔과 똑같이 나오니 걱정하지 말자.
개인적으로는 내 두 눈으로 청의 호수를 볼 수 있어 좋기는 했는데 벳푸 지역의 지옥온천 순례를 가본 사람이라면 이곳의 흥미도가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의 호수가 규모 면에서는 더 넓기는 하지만 벳푸 지역의 지옥온천 중 바다지옥이 이곳보다 더 파랗고 예쁜 느낌이었다.
<청의 호수 영상 ▼>
청의 호수에 있는 한 상점에서는 청의호수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파란색은 뽕따에서 우유맛이 빠진 소다맛, 흰색은 연유맛 아이스크림인데 나는 완전 파란색 아이스크림인 '아오이이케 소프트'로 정했다. 꼭 이 아이스크림을 먹어야겠다는 마음은 아니었고 그냥 청의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보니 파란 푸딩이나 파란 맥주도 있었구나? 파란색이 식욕을 떨어뜨리는 색이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궁금해지는 걸까? 도저히 식욕이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건강검진도 얼마 안 남았는데 몸무게 보고 기절하는 거 아닌지 몰라.
내가 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궁금했는지 한 두명씩 아이스크림 가게로 이동했다. 아이스크림 실물이 생각보다 알찼거든. 겉의 와플 과자도 맛있었고 아이스크림도 가득 들어 있어서 500엔 내고 먹어도 돈은 아깝지 않다는 느낌이었으니까.
돌아오는 버스는 내린 정류장 맞은 편에서 탈 수 있었다. 방금 전 나와 함께 버스에서 내렸던 약 8명 정도의 사람이 다시 같은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그 사람들도 나처럼 무지 피곤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날 이후에 비에이 지역 다른 관광지도 돌아봤었는데 비에이 지역은 개인 관람으로 오기에는 교통편이 너무나 열악한 편이다. JR패스가 있다고 해도 열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 버스도 함께 이용을 해야 하는데 이미 패스 범위 밖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에서 이 JR패스는 실용적이지 못하다. 게다가 버스와 열차가 서로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30~40분은 중간에 붕 떠버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파워 J인 내가 이 시간을 이용해서 다른 곳을 관광하거나 식사를 하거나 하려고 해도 그게 참 쉽지가 않았다.
혹시라도 비에이 지역을 개인 관광으로 오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홋카이도 JR패스 중 비에이, 후라노지역 패스는 비추천한다. 차라리 삿포로 쪽에서 비에이 쪽으로 오는 투어 버스를 예약하여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하게, 더 많은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아니면 렌트카를 이용하는 것이 백번 낫다. 그렇지 않으면 피로는 피로대로 쌓이고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비에이의 관광 명소 중 많은 곳을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될 것같다.
🔸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정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시 확인해주세요.
<오키나와 여행 보러 가기 ▼>
<메인 페이지로 가기 ▼>
'🗾 일본 여행기 > 🔹 홋카이도(北海道)'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홋카이도 여행 ⛄ 팜 토미타(ファーム富田) (1) | 2023.11.13 |
---|---|
홋카이도 여행 ⛄ 신치토세 공항 맛집 바이코우켄(梅光軒) (4) | 2023.10.31 |
홋카이도 여행 ⛄ 신치토세 공항 맛집 가이코 라멘(開高) (4) | 2023.10.15 |
홋카이도 여행 ⛄ 홋카이도 맛집 기타노구루메(海鮮市場 北のグルメ) (0) | 2023.10.11 |
홋카이도 여행 ⛄ 신치토세 공항에서 JR패스 교환하기 (0) | 2023.10.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