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 토미타(ファーム富田)
겨울의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사진은 오타루운하나 노보리베쓰 등에 눈이 쌓인 사진들이라면 여름을 대표하는 사진은 청의 호수나 꽃과 라벤더로 가득한 팜토미타가 아닐까 생각한다. 항상 겨울에만 방문해서 눈의 왕국을 즐기고 왔기에 이번에는 눈이 없는 홋카이도에 가보고 싶었는데 이 계절에 꼭 보고 싶었던 관광지 중에서 한 곳이 바로 팜 토미타였다.
전날 신치토세 공항으로 입국해서 숙소를 아사히카와에 잡았다. 그리고 아사히카와에서 팜토미타로 가는 전철을 이용했다. 미리 말해두지만 전철은 2시간에 한 대가 있다. 그러니 뚜벅이들은 시간 계획을 잘 세워야 된다. 무조건. 내가 이용한 전철은 오전 7시 36분 출발, 나카후라노 도착 8시 53분 여정이었다. 그리고 도보 20분. 팜토미타에 다녀오는 길에 나카후라노 호쿠세이야마 라벤더원에도 들릴 생각이었다.
나카후라노역에서 나와서 팜 토미타에 가려고 구글지도를 켜고 길을 걷는데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바로 연보라색 보도블록이었다. 이게 팜 토미타까지 이어지는 것인가 궁금해서 열심히 따라 걸었는데 팜 토미타까지는 아니었고 나카후라노 호쿠세이야마 라벤더원까지만 칠해져 있었다. 팜 토미타에 가려는 사람도 이 연보라색 보도블록만 찾으면 길을 찾기 쉽다. 걱정하지 말자.
팜 토미타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데 별도의 휴무와 입장료가 없다. 사실 입장료가 있다고 해도 돈을 내고 들어갈만한 풍경을 가진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입장료까지 없으니 이 얼마나 럭키 땡큐인지!
방문을 했을 때가 10월초였다. 이미 꽃이 많이 졌을 때인데 그래도 아직까지 형형색색의 꽃들이 남아서 방문자를 반겨주고 있었다. 내가 방문했던 날에는 하루종일 폭우가 예정되어 있던 날인데 너무나 고맙게도 팜 토미타에 있을 때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어머니께서 꽃을 정말로 좋아하셔서 그런지 이곳에 같이 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서 좋은 풍경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고 하면 언제나 한국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일하고 있을 가족이 생각난다. 효도해야 되는데 혼자 호강하고 있는 것이 미안해서 그런 것 같다.
입장료가 없는 곳을 왔으니 이곳에서 군것질을 하는 금액이 부담되지 않았다. 라벤더가 유명한 곳에 왔으니 우선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했는데, 홋카이도가 또 멜론도 유명하거든. 그래서 라벤더와 멜론이 반 반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으로 선택을 했다. 1차(?)는 그렇게 끝내고 2차(?)는 갓 만들어 따뜻한 멜론빵을 먹었는데 둘 다 참 맛있었다. 멜론빵까지 먹을 줄 알았다면 아이스크림은 라벤더 맛으로만 되어 있는 녀석을 먹을 걸 그랬다. 개인적으로 멜론빵이 참 맛있었다. 우리 아버지가 멜론으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좋아하시고 빵 종류도 참 좋아하시는데 아버지에게 최고의 간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먹어서 죄송해요.
홋카이도를 조금 더 따뜻한 시기에 방문을 했다면, 그리고 조금 더 날씨가 좋을 때 방문했다면 아래와 같은 사진을 찍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사진인데 사진을 보면서 그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작가들은 이런 맛에 사진 찍으러 다니는구나 싶었다.
인근의 라벤더 정원들을 둘러봤을 때 공통적인 관람 주의사항은 아래와 같다.
- 드론을 날리지 말 것
- 다른 곳의 음식을 함부로 반입하지 않을 것
- 꽃밭 한 가운데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을 것
어떤 블로그를 보니 일본에서 드론을 띄우려면 일본 국토교통성에 사전 등록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뭐 꼭 그런 절차가 아니더라도 무분별하게 날리다가 서로 부딪혀 꽃 밭에 떨어지거나 하는 경우 꽃이 상할 수도 있고 주우러 들어가는 사람 때문에 또 식물들이 상하거나 밭의 흙으로 병원균 오염이 되는 사례들도 있으니 서로 주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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