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5월, 제주항공에서 시즈오카(静岡)를 취항하고 증편까지 하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내가 시즈오카 항공권을 구매했을 때의 이벤트는 약 5천엔(5만 원) 상당의 후지산 시즈오카 미니 패스 3일권을 주는 이벤트였다. 거기에 시즈오카 공항에는 전철역이 없다 보니 여러 지역을 이동하기 위해 가까운 전철역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공항에서 가까이에 있는 전철역인 시마다(島田)역까지 가는 셔틀버스도 무료로 태워준단다.
'5만 원 정도의 교통패스까지 주고 셔틀버스까지 무료로 탑승이다?' 당연히 질러야 된다는 생각이 들지.
근데 질러야 된다는 생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가장 운이 좋았던 것 중에 하나는 출국편 시간과 귀국편 시간이었다. 원래는 수요일, 금요일, 일요일 이렇게 주 3회 운항하고, 인천에서 15시 10분 출발, 귀국편은 시즈오카에서 17시 55분 출발로 출국편 시간이 굉장히 아쉬운 편인데 원래 운행하지 않던 다른 요일에 증편을 하면서 그 요일에는 출국 시간이 08시 05분으로 정해진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08시 05분 출국편을 이용하고 17시 55분 귀국편을 이용하며 왕복 요금 14만 원의 환상의 항공편을 예약할 수 있었다. 후지산(富士山)이 나를 부르는구나.
이렇게 여행을 정해놓고 후지산 시즈오카 미니패스 정보 를 찾아보았다. 어? 그런데 이게 시즈오카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야마나시까지 갈 수 있었다. 교통패스를 가지고 있을 때의 나의 여행은 이용하고자 하는 교통패스가 허락하는 최대한 먼 곳이 우선 순위인데 야마나시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작년 겨울까지만 해도 인스타그램에서 한 거리와 후지산이 보이는 절경이 유행처럼 떠돈적이 있다. 너무 궁금해서 그 사진이 어느 지역인지 찾아봤었는데 야마나시의 한 거리였다. 야마나시에서 한국으로 가는 항공기를 이용하려면 도쿄의 하네다(羽田)공항이나 치바의 나리타(成田)공항, 시즈오카의 후지산시즈오카(富士山静岡)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공항과 꽤 떨어진 먼 지역이다. 하지만 어느 현 보다 후지산과 가까워 후지산의 절경을 찍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더 고민할 것도 없었다. 나는 무조건 여기에 간다.
그렇게 나의 야마나시 여행이 시작되었다.
예전에 오키나와(沖縄)에 갔을 때 비행기가 착륙하는데 옆으로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이고 곧 착륙을 해서 너무나도 아름다운(?) 경험이었는데 이번 후지산 시즈오카 공항에 내릴 때는 '우와 산 이다~' 하는 순간 착륙을 했다.
'잉????????? 공항이 산에 있었어?'
후지산 시즈오카공항은 국제선이 거의 없어 아주 한산하고 심플하다. 그리고 공항이 고지대에 있기 때문에 전철이 없을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이동
1. 후지산 시즈오카 공항 → 시마다(島田)역 : 이벤트로 탑승한 무료 셔틀버스
2. 시마다역 → 시즈오카(静岡)역 : JR 열차(요금 지불)
3. 시즈오카역 → 후지(富士)역 : JR열차(패스사용)
4. 후지역 → 후지노미야(富士宮)역 : JR열차(패스사용)
5. 후지노미야역 → 가와구치코(河口湖)역 : 노선버스(패스사용)
후지산 시즈오카 공항에서 시마다역까지는 제주항공 이용객에 한해 무료로 셔틀버스를 태워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근데 라멘 먹다가 자칫하면 큰일날뻔했다. 이 날 제주항공에 탑승한 관광객들이 꽤 많이 이 버스를 타는 바람에 복도에 있는 보조 의자까지 펼쳐서 50명이 한 버스로 이동을 하게 되었는데 조금만 늦었으면 라멘 먹다가 자리가 없어서 버스에 못 탈뻔했다.
후지산 시즈오카 미니패스는 JR열차와 일부 노선버스를 무료로 탑승할 수 있는데 위의 이동 코스 중 시마다역 → 시즈오카역까지 요금을 지불한 이유는 시마다역은 작은 역이라서 패스 교환처인 미도리노마도구치(みどりの窓口)가 없기 때문이다. 미도리노마도구치는 지정석 열차를 탈 수 있는 큰 역에 있으므로 시즈오카역까지 이동했고 그곳에서 패스를 교환했기 때문에 그 이후의 교통수단은 무료로 이동했다. 어때? 깨알정보였지?
후지노미야역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이고 2번 승강장에서 후지산역으로 가는 버스를 탑승할 수 있는데 버스가 하루에 몇 대 없으므로 꼭 시간을 확인한 후에 계획적으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내가 여행했을 때 후지역까지 가는 버스는 7시 50분, 12시 40분, 14시 40분으로 기억한다.
후지노미야역-가와구치코역 버스 팁!
1. 리무진버스가 아니라 노선 버스다. 캐리어를 실을 별도의 공간이 없다. 배낭 여행 추천.
2. 탈 때 뒷문으로 타는데 어차피 패스를 소지하고 있어 정리권은 뽑지 않아도 된다. (걱정되면 기념으로 뽑아도 된다)
3. 가와구치코역까지 2시간이 걸린다. 정류장이 거의 70개다. 마음 단단히 먹자.
4. 노선버스라서 화장실이 없다. 화장실은 미리 꼭 다녀오자.
5. 버스는 운전하는 방향의 오른쪽 방향에 후지산이 보인다. 오른쪽 자리 추천!
6. 내릴 때 패스를 쓰윽 보여주고 내리면 된다.
나는 아메오또코(雨男)다. 내가 어디만 가면 항상 비가 내린다. 이번 여행도 첫날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버스 맨 뒷자리에서 빗길을 달리는 버스의 백색소음이 나름 괜찮았다. 두 시간을 달려서 드디어 가와구치코역에 도착했다. 버스의 쿠션감은 좋았는데 엔진 열 때문에 점점 더워왔고 두 시간을 앉아 있다 보니 엉덩이가 내 엉덩이가 아닌 것 같았다.
두 시간을 달리고 달려서 가와구치코역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에는 여러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하고 생각보다 서양권 관광객이 많아서 신기했다.
짐 풀러 숙소로 이동해야겠다. 그러고보니 다른 관광지에 비해서 가와구치코역 주변의 숙소는 요금이 생각보다 비싸거나 게스트 하우스인 경우가 많고 그 중간급 숙소가 다른 관광지에 비해 많은 편이 아니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더니 후지산뷰 때문이었다. 그래 맞아. 해운대에 가도 오션뷰가 시티뷰보다 비쌌지.
나는 조금 합리적인 선에서 타협을 보고 싶어서 비지니스 호텔에 묵었다. 가격이 더 싼 게스트하우스도 있지만 난 모르는 누군가와 숙소를 쓰는 것보다 나만의 독립된 공간에서 푹 쉬는 것을 좋아하기에 게스트하우스는 건너뛰었다.
숙소는 맨션을 개조해서 만든 구조였는데 가격도 괜찮았고 10분 이내의 거리에 대형마트도 있어서 좋았다.
첫 날은 그렇게 이동하다가 끝났다. 정상에 걸려있는 저 구름 때문에 후지산을 전부는 볼 수 없었지만 내일은 맑다고 하니 후지산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럼 내일을 기대하며 오늘은 일찍 쉬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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