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자와(金沢)에서 이틀을 묵으면서 하루는 도야마현(富山)을 관광하고, 하루는 시라카와고(白川郷)에 다녀왔다. 시라카와고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전통 마을로 가나자와가 있는 이시카와현(石川県)이 아닌 기후현에 위치한 관광지다.
자동차를 렌트한 사람의 경우에는 내비게이션을 찍고 가면 되겠지만 나 같은 뚜벅이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시라카와고 주변으로는 철도가 지나지 않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곳을 여행하기 위해 정보를 찾아보던 중(MBTI: J) 예약을 하지 않고 당일 현장에서 탑승하려 할 경우 인기 관광지인만큼 매진이 뜨면 버스에 탑승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글을 발견했다. J들은 그렇다. 즉흥적인 돌발상황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럴 때는 무조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예전에 유후인(由布院)이나 벳푸(別府)에 다닐 때 하이웨이버스 사이트를 많이 이용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가나자와역에서 시라카와고에 가는 버스를 예약할 때는 많이 헷갈렸다. 고생에 또 고생을 하다가 결국 함께 일하는 일본인 동료 직원에게 SOS를 쳤고, 동료가 도와줘서 원하는 시간대의 버스를 예약할 수 있었다. 예약 페이지와 버스 시간표는 아래에 링크로 첨부한다. 악성코드를 심거나 이상한 사이트에 링크를 건 것은 아니지만 세상이 말세라 별일이 다 일어나는 요즘, 의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링크 클릭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은 포털 사이트에서 노우히버스( https://www.nouhibus.co.jp/)를 직접 검색해서 찾아봐도 된다.
버스 시간표: https://www.nouhibus.co.jp/korea/highwaybus/shirakawago.pdf
버스를 예약하면 등록한 메일로 승차 시간과 좌석이 적힌 구매 정보가 날아오는데 매표소에서 티켓 교환이 필요한건 아닌가 하고 매표소에 방문해 물어보니 가나자와역에서 별도의 티켓교환이 필요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냥 메일로 예약된 내용을 버스 기사님에게 보여주고 탑승하면 된다.
승하차 장소는 가나자와역 서쪽출구 4번 승강장!
시라카와고까지 약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데 이 날 아침부터 가나자와 곳곳을 둘러볼 예정이기도 했고 도착하자마자 이른 점심을 먹고 싶어서 9시 40분 버스를 예약했다. 버스를 타고 시라카와고로 이동을 하는데 시라카와고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엄청난 협곡들이 보였다. 사진으로 담기엔 너무 순식간에 지나간 풍경이기도 했지만 만약 체력이 된다면 딱 30분만 자고 마지막 30분은 깨어있도록 하자.
시라카와고에 도착을 하면 버스정류장이 보이는데 그 안에 관광안내소도 함께 있다. 워낙 좁아 무엇인가를 안내 받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괜찮다. 우리의 목적은 안내를 받는 것이 아니라 관광 지도를 챙기는 것이니까. 관광안내소에는 일본어, 영어, 중국어 지도가 있었고 아쉽게도 한국어 지도가 없었다. (마을 안쪽 곳곳에 휴게소가 있는데 그곳에 한국어 지도가 남아 있었다.)
첫 일정은 전망대였다. 식사처에서 전망대까지 약 15분 정도 걸렸는데 이날 엄청난 폭염으로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날이었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당연스럽게도 언덕길이기 때문에 출발 전에 음료수부터 하나 뽑아 들고 손 선풍기를 들고 산을 타기 시작했다.
차가 있는 사람은 자동차로 올라가는데 나 같은 뚜벅이는 두 발이 무기(?)이므로 열심히 올라갔다. 대부분의 사람이 도보로 다니고 자동차로 가는 사람들은 승합차를 이용한 소형 단체관광객 정도였다. 언덕지형을 열심히 올라가다 보면 길 왼편으로 시라카와고의 전경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흔히들 시라카와고는 겨울에 엄청난 절경을 자랑한다고 하는데 냉정하게 말해서 눈 덮인 이 마을에 겨울에 오려면 엄청난 고생이 동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당연히 버스도 지연될 것이고 눈 덮여 미끄러운 이 언덕을 겨울에 올라오다가 수십 번도 넘어질 것을 생각하니 이곳은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 베스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라카와고를 둘러볼 때 4시간 정도는 잡아야 넉넉히 둘러볼 수 있다고 하던데 사실 식사 시간을 포함해서 2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식사를 30분 만에 마쳐서 3시간을 넘게 돌아다녔는데 7월의 무더위 속에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어서 결국 휴게소에 와서 1시간 정도 쉬었다.
무더위 속에 쉴 수 있는 휴게소가 있다는 것은 관광객의 입장에서 정말로 감사한 일이다. 그렇게 체력을 충전하고 기념품 가게를 둘러본 후 다시 버스터미널로 왔다.
사진 오른쪽으로 버스 터미널이 보이는데 저 건물 뒤편으로도 승차장이 있다. 건물 앞쪽에서만 버스를 기다리다가 승강장에 있는 목적지들을 보니 필자가 가려는 목적지가 없어서 설마 뒤에 있나? 하고 건물 뒤편으로 가보니 뒤편에 떡~하니 있었다.
역시 여행 짬밥은 무시 못한다. 지리는 촉이었다. 시라카와고로 오는 버스는 빈자리가 생각보다 많았는데 가나자와역으로 돌아가는 리턴버스는 만차였다. 버스 시간표를 보면 알 수 있듯 버스 배차가 균일하지 않아 이용객이 한쪽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꼭 시라카와고를 관광하려는 사람은 미리 버스를 예약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자칫 잘못하면 이곳에서 묵거나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하니까.
사실 시라카와고 마을은 실제로 주민이 살고 있는 곳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풍경 명소인 북촌 한옥마을과 비교할 수 있는 곳인데 북촌과 이곳을 비교해 보았을 때 그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우선 주민들은 관광객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또한 관광객들도 주민들의 생활공간을 구분하며 관광을 했다. 곳곳에는 기념품을 파는 상점도 많았고, 화장실 시설도 깨끗했으며, 휴게실 또한 잘 마련되어 있었다. 일본 어디를 가도 느끼는 것이지만 거리 또한 쓰레기 한 점 없이 깨끗했다. 이 모든 건 주민과 관광객이 서로 배려하며 상생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북촌은 그렇지 않다. 관광통역 안내사로 근무하며 북촌에서도 8개월을 근무했는데 북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문제가 많다.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화장실이나 휴게실, 쓰레기통 설치 등과 같은 편의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고 결국 질서를 어지럽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관광객의 정숙관광과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관광객의 제한 관람을 요구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주장들이지만 반대로 서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기도 하다. 시라카와고의 관람 문화처럼 관광객은 북촌이 관광지이기 이전에 거주지는 점을 먼저 인식해야 하고 주민도 성숙한 관람 의식을 가진 관광객에게는 조금의 배려를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라카와고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재팬 트레블 사이트에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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