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시 시계탑(札幌市時計台)
2018년 1월이었다. 홋카이도를 이때 처음 여행했는데, 원래는 아버지와 나 둘 다 이직 전 퇴직 여행으로 가족들과 함께 국내여행을 하려고 찾아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쩌다 찾아본 홋카이도 항공권이 왕복 20만 원도 하지 않았다. 출발일이 얼마 남지 않은 항공권이었거든. 일정상으로는 어머니가 참여를 할 수가 없는 생황이었지만 어머니는 아버지와 나의 퇴직여행이자 첫 부자(父子) 여행을 허락하셔서 한 2~3일 뒤 그렇게 홋카이도로 무작정 떠났다. 여행을 할 준비가 많이 되어있지 않았던 상황에서 삿포로 역에서 오도리 공원 쪽을 지나다가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들어간 관광지가 바로 이곳 삿포로 시계탑이었다.
그럼 살짝 삿포로시 시계탑을 소개하고 가자.
우선 삿포로시 시계탑은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다. 정식 명칭은 구 삿포로농학교 연무장인데 이 이름으로는 불리지 않고 현재는 삿포로시 시계탑(札幌市時計台, 삿포로시 토케-다이)라는 말로 불리며 더 줄여서 그냥 시계탑(時計台, 토케-다이)이라고도 불린다.
삿포로는 계획도시로 조성이 되었는데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삿포로 역 주변으로 높은 건물들이 많아 시계탑은 약간 큰 빌딩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는 느낌이다. 시계탑은 삿포로 TV 탑과 더불어 삿포로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랜드마크인데 외관만 봐서는 그다지 기대감이 크게 들지 않는 장소이기도 하다.
관람료는 성인만 200엔을 받고 고등학생 이하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나도 고등학생이고 싶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삿포로의 역사와 시계의 구조, 홋카이도대학 초대 교두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의 동상 등이 있다.
시계탑 안으로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왜 200엔을 받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우와 대박!'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의 흥미 있는 볼거리는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이 시계탑에는 슬픈(?) 별명 하나가 전설처럼 내려오는데 명성에 비해 막상 가면 실망을 한다는 뜻에서
'실망이 큰 일본 3대 명소'
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고 한다. 웃프다. 시계탑 안쪽에 들어가보니 어떤 서양 남자의 동상이 있다. 누군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포토스팟 같은 느낌이 드니 일단 같은 포즈로 인증샷 하나 추가.
내가 일어나자 자연스럽게 우리 아버지도 앉으셨다. 다만 팔의 방향은 나와 반대로 해서 이 외국인 동상과 죽마고우 컨셉으로 사진을 찍으셨다. 하지만 거리감 무엇?
더 돌아보니 아주 큰 시계가 있네? 인증샷의 느낌이 난다.
그렇게 인증샷 하나 더 추가요.
1, 2층으로 나누어져 있는 시계탑은 자료는 어느 정도 있어 보이나 방금 말한 것처럼 아쉽게도 흥미를 끌만한 무언가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은 정각이 되었을 때 타종을 하는 것인지 종을 울렸다는 것 정도? 그것과 포토스팟 정도?
그리고 방문해서 알게 되었는데 시계탑은 음악회의 장소로도 쓰이고, 강연회나 결혼식 등의 홀로도 쓰인다고 한다. 어떤 의미로는 굉장히 상징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무언가가 여기서 열린다면 그 자체로도 참 특별할 것 같은 느낌이다.
시계탑을 돌아보다보니 방명록을 쓰는 공간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구경하다가 노트 앞을 한 번씩 읽어보니 우리보다 앞서서 이미 한국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보였다. 그래서 다음에 이 방명록을 볼 한국 사람들 반가우라고 아버지와 나도 방명록을 적었다.
내가 먼저 적었다.
아빠랑 둘이 홋카이도 여행 ♡
아버지가 궁서체로 답글을 주셨다.
아들이랑 여행 즐거웠음
경상도 남자의 무뚝뚝한 듯한 짧은 멘트지만 나는 아버지가 나에게 많이 고마워했다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에게 일본의 더 좋은 곳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데 지금까지도 가족들 먹여 살리겠다고 바쁘게 일하고 계셔서 같이 여행을 할 시간도 부족하고 또 일하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효도하며 살아야지라고 수도 없이 생각하는 내 마음을 아버지는 알아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아버지는 속이 깊은 분이니까.
삿포로시 시계탑은 JR 삿포로역 남쪽 출입구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걸린다. 시영 지하철 난보쿠선이나 토자이선, 도호선의 경우 오도리역에서도 하차해서 올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도보 5분 정도 걸린다. 개관시간은 정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닌 오전 8시 45분부터 오후 5시 10분 까지라는 특이한 운영시간을 가졌으며 입관은 10분 전인 오후 5시까지이다.
시간이 남는 사람은 삿포로의 상징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와보는 것을 권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 흥미있는 볼거리가 많이 있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삿포로시 시계탑 주변에서 외관만 찍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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