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루 운하(小樽運河)
1995에 개봉한 일본의 대표 로맨스 영화 러브레터. 러브레터를 모르는 사람들도 이 영화의 명대사인 이 말 정도는 알더라.
'오겡끼데스까'
이 러브레터의 배경이 된 곳이 이곳 오타루 운하다. 오타루운하에 대해서 알아보던 중 '오타루'라는 지명이 아이누어의 오타오르나이(모래사장 가운데의 하천)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아이누어'를 알기 위해서는 홋카이도의 역사를 조금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는데 16세기 이후 일본인들은 섬의 남쪽 끝에 정착지를 세우기 시작했고, 이 당시까지도 북쪽에 있는 홋카이도는 아이누족으로 알려진 섬 원주민이 거주하는 외국 영토로 여기고 있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일본이 홋카이도를 본격적으로 식민화하면서 아이누인들은 땅을 빼앗기고 순식간에 일본에 동화되어 사라져 갔는데 이때 아이누족들이 썼던 언어가 '아이누어'라는 언어다.
오타루 운하는 신치토세 공항에서 JR쾌속 에어포트로 1시간 20~30분 정도 걸리며 요금은 2750엔이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오타루까지 가다 보면 전철의 운행 방향 오른쪽으로 넓은 바다가 보인다. 한국의 정동진역 급으로 거의 바다에 붙어서 운행하기 때문에 맑고 깨끗한 바다를 바로 내 눈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오타루역에서 오타루 운하까지는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는데 구글 맵에서 경로 검색을 해 보면 알겠지만 뭐 꺾고 뭐 할 것도 없이 역에서 나온 방향으로 직진만 하면 오타루 운하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운하란 무엇일까? 짚고 넘어가자.
운하란 원래 선박 항행 이외의 목적으로 축조된 인공수로를 총칭하지만, 통상적으로 수운을 하기 위한 인공수로를 말한다.
오타루는 홋카이도의 거점 무역항으로 발전했는데 선박들의 화물 하선 작업을 위해서 1914년부터 1923년까지 운하를 건설했다. 1986년에 운하 주위에 산책로를 정비하면서 오타루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밤이면 이국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주위에는 창고를 개조해 만든 고급 레스토랑, 유리 공예관, 골동품 매장 등이 있다.
오타루는 홋카이도를 상징하는 관광지로 워낙 많이 나오는 곳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갖고 이곳에 오지만 실제로 와서 보면 정말 별거 없다. 1Km나 이어지는 운하지만 청계천보다 못한 것 같은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부모님이 실망하고 있는 표정이 보일지도 모른다. 이럴 때 우리는 부정적인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꿔야 한다. '별거 없네'가 아니라 '러브레터 영화 촬영지 도장 깨기 성공 유후!' 뭐 이런 마음으로 말이다.
말이 나와서 그런데 별거 없는 곳에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게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능력이다. 오타루 운하에 볼거리가 없는데 왜 왔냐는 뜻이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은 결국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게 되고 그 주변은 관광객을 위한 많은 상업 시설이 생겨 결국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유명한 관광지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만으로도 도장 깨기에 성공했다는 성취감이 생기고 또 그게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기 때문에 지역도 관광객도 서로 좋은 선순환 관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나는 대한민국의 노력이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저기 찾아보면 내외국인에게 굉장히 매력 있는 관광지가 많은데 홍보가 잘 되어있지 않은 느낌이 들거든.
오타루 운하에서는 배를 탈 수도 있다. 주간과 야간 요금이 다르긴 한데 성인 기준 주간은 1800엔, 야간은 2000엔으로 둘 다 똑같이 비싸다. 그래도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링트는 첨부한다.
오타루 운하 주변으로는 오타루 오르골당도 있고 상점가도 길게 있어서 연계 관광이 가능하다. 다만 운하 자체에 볼게 많이 없는 편이기 때문에 운하를 관광하는데 소비하는 시간보다 주변의 상점가나 오타루 오르골당과 같은 다른 시설에서 관광하는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는 편이다. 매력이 없는 것처럼 말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오타루는 오타루다. 홋카이도에 가본 적이 있다고 자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오타루에 한 번쯤은 와서 인생샷을 남겨놔야 이야기가 통한다. 참고로 오타루 운하나 주변 상점가를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관광이 끝나면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탄생시킨 오타루의 초밥거리에서 초밥이나 한 접시 때려보자. 맛이 끝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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