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에피소드 💬 비행기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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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피소드 💬 
비행기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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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 근무를 하고 있는 회사의 특성상 다른 직원들과 동계휴가가 겹치지 않게 조정을 하다 보니 나는 설 연휴를 하루 끼고 쉬는 것으로 정했는데 시마네현과 돗토리현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 바로 설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비행기에 탈 때 나는 언제나 내 머리위에 나의 짐을 두는 것을 목표로 빨리 탑승하는 편이다. 이 날도 역시 빠른 속도로 줄을 서서 비행기에 탑승을 하고 있었는데 저 멀리 보이는 스튜어디스의 복장이 평소와는 달랐다. 

뭐지?

 
스튜어디스의 얼굴을 보니 머리에 파티용 머리띠를 하고 있었고, 그 옆에 보이는 다음 스튜어디스도, 그다음 스튜어디스도 파티용 머리띠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비행기에 탑승을 했는데 비행기 한 편에 용으로 된 큰 풍선 두 개가 붙어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바로 비행기 안에서 이벤트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운행하고 있는 비행기 안에서 이벤트를 하는 것에 대해 사실 많은 사람들의 찬반 의견이 갈리지는 않을까? 그냥 혼자 생각한 의견들은 아래와 같다.

• 찬성 : 무료로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항공사의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것이니 문제 없다.   
• 반대 : 피곤해서 잠을 자고 싶은데 씨끄러워서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없다, 화장실까지 편하게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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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직히 이러한 이벤트를 좋아하지는 않는 편에 속하는데 나도 일단 비행기에 탑승해 있는 시간은 체력을 충전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잔다. 그래서 씨끄러운 것 자체가 싫으며 혹시라도 나와서 무언가를 시킬까 봐 싫다. 하지만 항공사에서 그렇게 하겠다면 어쩔 수 없이 참가해야지 어쩌겠어?

비행기가 이륙하고 머지않아 비행기 안에서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요나고에서 인천으로 가는 비행시간이 짧은 편이기 때문에 이벤트 프로그램은 스튜어디스와 가위바위보, 그리고 제비뽑기 등을 진행하였는데 선물로는 에어서울 배지와 애견복, 에어서울 비행기 모형, 에어서울 블록 등을 주었다. 

첫 프로그램인 스튜어디스와의 가위바위보는 광탈하고 구경만 했다. 나는 정말 가위바위보를 못한다. 첫 판에 떨어졌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제비뽑기였는데 임의로 숫자와 알파벳을 뽑아 그 자리에 앉은 승객에게 선물을 주는 방식이었다. 나는 7A에 앉아 있었는데 나름 행운의 숫자 7이 들어가서 기대를 하고 있었다.
네 번째 제비뽑기였을까? 스튜어디스가 7을 뽑았다. 이제 당첨확률은 1/180에서 1/6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다음 차례로 알파벳을 뽑았는데,

A!!

 
라고 기도했건만 결국 뽑힌건 B였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축하해 줬는데 내 옆사람, 아무것도 듣지 못한 채 헤드셋을 끼고 자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둘까 말까 하다가 마치 내 친구인양 깨워서 에어서울 배지가 당첨되었다고 알려주며 제대로 선물 수령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제비 뽑기를 한 차례 더 진행하고 이벤트가 끝났다. 이날 하이라이트로 뽑혔던 에어서울 블록은 일본 관광객이 가져갔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어린이가 있는 한국 관광객이 당첨됐으면 리액션이 좋았을 텐데 이벤트 자체가 한국어로 계속 진행되다 보니 영문도 모르고 갑자기 선물을 받게 된 일본인 관광객의 리액션이 완전 제로였기 때문에 솔직히 이벤트가 재미없게 끝나버렸다. 근데 그것뿐만 아니라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복귀하는 비행기였기 때문에 다들 지쳐있었는지 이벤트에 크게 호응을 하는 승객이 많지 않아서 아마도 스튜어디스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이게 사실 회사 지시사항이니까 하는 걸 텐데 리액션이 없는 승객들을 데리고 분위기를 끌어올린다는 게 쉽지 않지.

그래서 나는 이벤트를 싫어하는 편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사열받는 북한 사람처럼 박수도 열심히 쳐줬고, 항공기에서 내릴 때 '명절 잘보내세요'라고 인사까지 드렸다. 

힘내세요, 비행기의 천사 스튜어디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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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씨의 일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