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쓰타 신궁(熱田神宮)
티스토리의 글을 쓰면서 항상 글의 제목 가장 앞에는 도도부현(都道府県)의 이름을 쓰고 있는데 유일하게 도시의 이름을 쓰고 싶은 지역이 바로 나고야다. 나고야는 아이치현에 있는 도시로 아이치현의 현청 소재지이기도 한데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아이치현보다는 나고야라는 도시를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곳은 나고야에 위치한 '아쓰타 신궁(아츠타 신궁)'이다. 아쓰타 신궁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키워드는 아래와 같다.
고요함과 신, 그리고 신성한 검
아쓰타 신궁은 일본에서 가장 중요한 신사 중 하나이며 나고야의 종교적 중심지의 이미지가 강하다. 처음 세워진 것은 무려 1900년 전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나고야 현지 주민들은 비옥한 오와리 평원을 보면서 아쓰타 신궁을 농업의 수호신이라 여기게 되었다. 실제로 농업의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오와리 평원과 관련된 축제와 행사가 아쓰타 신궁에서 개최되어 농업이 대중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한 곳이다.
아쓰타 신궁은 일본 왕실의 세 개의 신기 중 하나인 쿠사나기노미츠루기 검을 최고의 신으로 숭배하며 검과 관계된 사람들을 또한 신으로 모시는 신궁이다. 쿠사나기노미츠루기 검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안 궁금해도 알려줄게.
스사노오 신이 8개의 머리를 가진 뱀을 무찌르자, 그 꼬리에서 검이 나왔다. 이 검은 후대에 '쿠사나기노츠루기'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일본 황실의 3대 신기 중 하나인 이 신검은 약 1900년 전 아쓰다 신궁에 봉헌되었고 일반 대중에게는 공개되지 않는다.
어쨌든 그렇다. 역시 과거 세계란 현재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일들이 마구 일어난다. 아쓰타 신궁은 일본에서 최고의 신궁으로 평가받는 미에현의 이세 신궁 다음으로 유서 깊은 신궁이며 '아츠다사마' 또는 '미야신궁'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정도로 유명한 신사이기 때문에 한 해에 방문자만 900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한 해동안 서울의 인구가 전부 다녀가는 수치다. 엄청나다.
아쓰타 신궁은 도심부와 같으면서도 큰 나무들이 많아 숲 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신사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말로 나무가 우렁차게 우거져있는 신사에 가면 분명히 현재를 살고 있는데 현재 속 다른 공간에 순간이동을 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시공간을 초월하는 그런 장면들과 같은 느낌 있잖아? 하나의 시대에 두 개의 공간을 완전히 분리시켜 놓은 것 같은 그런 느낌. 일본 애니메이션 상상력이 이런데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싶다.
아쓰타 신궁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길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작은 신사들을 볼 수 있다.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는 곳이라서 그런지 언제나 한적함이 느껴지는 장소이기는 하지만 이곳에 남아있는 누군가의 소원만큼은 언제나 화려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모습으로 남아있다.
연간 900만이라는 방문자의 수치로 예측할 수 있는 사실이기는 한데, 이곳은 특정 계층만의 사랑을 받는 곳이 아닌 일반 대중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다. 그래서 언제나 오마모리(부적)를 사는 곳에는 아래와 같이 사람이 붐빈다. 보통은 이 신사는 어떤 신이 모셔져 있는지를 보고 오마모리를 구매하거나 이 신사에 내려오는 전설을 보고 오마모리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에서도 언급했듯 일본에서 이세 신궁의 다음으로 유서 깊은 신궁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이 평가 자체만으로도 오마모리의 막강한 힘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아마 5개 이상 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쓰타 신궁은 나고야역을 기준으로 전철과 도보를 합하여 약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다. 보통은 나고야역 주변의 숙소를 예약하거나 나고야성과 오스의 중간 위치인 사카에 쪽의 숙소를 예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워낙 시내 중심부에 있다 보니 어디에서나 전철이 잘 되어 있어서 이동 자체가 불편하지는 않다. 이러한 곳에 일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유서 깊은 신궁이 있다면 방문 희망 리스트에 가장 먼저 올려놔야 되지 않을까? 사람마다 여행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나 같으면 무조건 우선순위에 포함시킬 것 같다.
* 나고야는 아이치현에 있는 현청 소재지의 이름입니다. 검색의 편의상 아이치 여행이 아닌 나고야 여행으로 한 것이니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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