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노헤, 아오모리(시), 히로사키 등 아오모리 여행을 계획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오모리의 명소로 뽑는 곳 중 '네부타'라는 이름의 비슷한 장소들이 여러 곳 언급하는 것을 보았다. 아무리 같은 아오모리현이라고 해도 이렇게 같은 이름의 장소가 관광명소로 추천되는 것이 신기해서 꼭 네부타와 관련된 한 곳은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그렇게 정했던 곳이 '네부타의 집 와랏세(ねぶたの家 ワ・ラッセ)'였다.
1. 네부타
🔹 무슨 뜻일까?
‘네부타’가 무슨 뜻인지는 한자를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한자가 아니라 「ねぶた」라는 히라가나로 적고 있었다. '부타'라는 말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돼지'라는 말이 되기 때문에 설마 돼지가 어떻게 된 것인가 생각을 해봤는데 그런 것은 아니었고 이 단어의 유래에 대한 여러 설 중에서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단어는 '네무타이'라는 단어였다. '네무타이'라는 말은 '졸리다'라는 말로 일본어로는 「眠たい」라고 적는데 옛날부터 일본 각지에서는 '네무리 나가시(眠り流し)' 의식을 행했는데 이 의식은 악령을 쫓아내고, 일할 때 졸음을 깨우기 위해서 칠석 즈음에 행해지던 유등 행사였다. 아마도 네부타 마츠리 또한 이 의식에서 생겨난 것이 아닐까라는 설이 가장 큰 힘을 받고 있다.
🔹 네부타 제작
옛날 네부타의 경우는 대나무로 뼈대를 만든 후 촛불로 전등을 달았는데 시대가 점점 발전하면서 대나무는 철사가, 촛불은 전등으로 바뀌어갔다. 이에 대해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전통을 깬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지만 옛 것을 알면서 새것도 안다는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대체 제품들을 통해 조금 더 디테일하고 화려한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현재는 거의 대체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부타는 과연 누가 만드는 것인지 자료를 찾아보니 네부타 명인이 처음 탄생한 것은 1958년이며 그 이후 네부타 명인은 총 6명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모두 14곳에서 네부타를 제작하고 있는데 사실 이게 1년 작업이라서 축제가 끝나고 머지 않아 바로 다음 연도에 선보일 네부타에 대한 구상을 들어간다고 한다. 서울 신세계 백화점 본점과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도 1년 구상이라고 들은 적이 있는데 네부타 또한 이렇게 긴 작업이라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참고로 네부타 하나를 만드는 가격은 최소 억 단위라고 한다. 정말 억 소리 나오지.
🔹 네부타 축제
미야기현 센다이시의 타나바타 마츠리(七夕祭), 아키타현 아키타시의 칸토 마츠리(竿燈祭), 그리고 이 네부타 마츠리가 일본 동북지방의 3대 마츠리로 뽑히는데 이 네부타 마츠리는 아오모리에서 매년 8월 2일부터 7일가지 개최된다. 이 민속축제는 대형 네부타들을 수레에 싣고 거리를 행진하는 행사가 주요 구성인데 워낙 유명한 축제이다 보니 방문객도 엄청나게 많다고 한다. 예전에 네부타 마츠리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아오모리현 전체 인구가 150만 명 정도인데 이 축제 때는 이 수치의 두 배 이상인 무려 350만 명이 찾는다고.
2. 운영정보
🔹 위치
- 주소 : 1 Chome-1-1 Yasukata, Aomori
🔹 운영시간
- 5월에서 8월까지 :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최종 입장은 오후 6시 30분.
- 9월에서 4월까지 :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최종 입장은 오후 5시 30분.
🔹 요금
일반 | 단체(10명 이상) | |
성인 | 620엔 | 550엔 |
고등학생 | 460엔 | 410엔 |
소인, 중학생 | 260엔 | 230엔 |
3. 후기
🔹 어둠 속
빛과 조명이 가장 아름답게 표현되기 위해서는 실내의 공간이 어두워야 한다. 네부타 또한 전등이 들어가는 종이 인형이기 때문에 빛을 제대로 발하기 위해 안쪽 전시공간의 조명은 어둡게 두었다. 덕분에 이 네부타들이 가지고 있는 섬세함과 강인한 표정, 웅장함 들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정말 이 정도면 아이들이 겁을 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 호흡
요즘 전시들의 트렌드가 된 것인지 잘 모르겠으나 이 공간 또한 관람객과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그것은 바로 직접 이 종이 인형을 만져볼 수 있는 공간인데 모든 네부타를 만져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특정 네부타의 특정 부위만 만져볼 수 있다. 아래 표지판을 보면 손(手) 부분에 네모가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손을 만져봐도 된다는 얘기다. 이렇게 직접 들여다보고 만져보기도 하고 직접 체험해 보며 네부타의 구조나 소재등을 체험할 수 있게 했는데 이런 부분은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 만져본 소감
옛날 시대극을 보면 초가집이나 기와집에 나무로 살을 만들고 그 위에 창호지를 덧대어 출입문을 만들어 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창호지의 까칠까칠한 부분을 만지는 느낌이었다. 다만 얇은 느낌의 창호지는 아니고 창호지를 한 50장을 포개어 만들어 놓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뭐 그렇다고 뚫리나 세개 만져보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랬다가는 호텔로 돌아가지 못하고 파출소로 끌려갈 수 있다.
작품마다 전시되어 있는 해설들을 정독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곳을 둘러보는 것은 30분 정도로도 충분할 것 같아 입장요금이 살짝 비싼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아오모리 지역이 이 네부타로 워낙 유명해서 어디를 가나 너무 쉽게 네부타의 작은 장식물들을 볼 수 있는 점과 축제 기간이 아닐 때 이렇게 커다란 네부타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 입장요금은 비싼 것이 아니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네부타의 집 와랏세(ねぶたの家 ワ・ラッセ)는 아오모리역 주변에 있지만 꼭 아오모리역 주변이 아니더라도 네부타와 관련된 장소는 많으니 꼭 한 번 네부타 관련 박물관을 방문해봤으면 좋겠다. 축제 때 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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