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오모리 하치노헤는 아오모리에서도 동쪽에 위치한 지역이다. 동쪽에 위치한 특성상 아침이 빨리 오는 곳이기도 하고 바닷가로 나가면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바다인 태평양까지 볼 수 있는데 이 해안가에 너무나 특이한 신사가 하나 있어 그 신사를 소개해볼까 한다. 이름하여 카부시마 신사!
1. 소개
🔹 어떤 곳일까?
아오모리현 사메역에서 가까운 '카부시마 신사'의 '카부시마'라는 단어는 사실 섬의 이름이다. 카부시마는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 사메마치에 있는데 일본 괭이갈매기(일본어 발음 : 우미네코)의 둥지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로 나라의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되어 있다.
이 신사는 1269년에 지어진 곳으로 어부가 안전하게 고기잡이를 할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면 카부시마의 '카부(蕪)'가 주식을 뜻하는 '카부(株)'와 발음이 같아서인지 주식투자가 잘 될 수 있게 기도를 오는 사람도 많다는 것인데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었고, 2015년에는 원인 미상의 화재로 인해 신사가 완전히 소실된 적이 있다. 그다음 해인 2016년 11월에 전국 각지로부터의 모인 기부금을 더해 재건 공사에 들어갔는데 괭이 갈매기의 번식기인 4월에서 8월에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를 하지 않아 무려 5년의 세월에 걸쳐 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
2. 기본 정보
🔹 운영
- 운영시간 :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
- 휴무 : 없음
🔹 이동
- 주소 : Same-56-2 Samemachi, Hachinohe, Aomori
- 가까운 역 : 사메역 (도보 15분)
3. 후기
🔹 똥 피하기 대작전
일단 카부시마 신사에 도착하자마자 엄청난 숫자의 괭이갈매기들을 볼 수 있다. 착지해서 지상에 있는 녀석들도 있지만 하늘을 빙글빙글 날고 있는 녀석들도 무지막지하게 많아 일단 똥을 맞지 않게 잘 피해서 다녀야 한다. 신사의 입구까지 오는 것도 사실 고비인데 신사의 입구에 도착하면 일단 공용으로 제공하고 있는 우산부터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손에 우산을 장착한다. 마치 온라인 게임에서 무기를 획득한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우산을 쓰고 신사로 올라가면 된다. 혹시라도 옷에 똥을 맞은 사람은 신사에서 선물을 준다는 이 지역 가이드의 말이 있었는데 혹시나 진심으로 선물을 원한다면 우산을 쓰지 않고 똥을 맞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 괭이 갈매기의 서식지
괭이갈매기가 이렇게까지 많은 이유는 바로 이곳이 괭이갈매기의 서식지이기 때문이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이곳에서 태어난 괭이갈매기들은 다시 산란을 하기 위해 이곳으로 돌아오는데 괭이갈매기의 개체수가 너무 많다 보니 마치 괭이갈매기의 서식지에 사람이 침입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계단을 오르는데 계단 옆에 새끼들이 밥 달라고 울고 있고 계단에서 불과 50c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사람이 지나가든 말든 자기네들끼리 물어뜯고 싸우기까지 한다.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다. 아, 새니까 새판이라고 해야 하나.
🔹 비오는 날이 더 깨끗할지도
또 똥 얘기를 해서 미안한데, 괭이갈매기가 워낙 많다 보니 계단 곳곳에 괭이갈매기들의 배설물들이 널려있다. 그런데 문제는 냄새다. 새똥 한 두 개였다면 냄새가 안 나겠지만 몇 달 동안은 새를 안 보고 싶을 정도의 괭이갈매기들이 그려놓은 벽화(?)의 냄새가 생각보다 많이 난다. 카부시마 후기를 찾아보다가 비가 온 뒤에 갔던 사람의 후기를 읽을 수 있었는데 그때는 냄새가 그나마 덜 했다고 하더라. 맑은 하늘을 선택하고 똥 냄새를 맡을 것인지, 아니면 흐린 하늘을 선택하고 덜 더러운 냄새를 맡을 것인지는 날씨의 신에게 그 운명을 맡겨보자.
🔹 운영이 될까?
신사라는 곳은 절과 다르게 개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오마모리나 기도를 위한 기부 등의 수익으로 신사를 운영하는데 카부시마의 경우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환경(?) 때문에 과연 이곳의 인지도에 비해서 어느 정도의 참배객이 올 수 있을지가 궁금해졌다. 참배객이 줄면 당연히 수익이 줄게 되고, 수익 자체가 없으면 다른 곳보다 빨리 썩을 목조 건축물의 보수는 어떻게 할까? 뭐, 뭐든 방법이 있겠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카부시마 신사를 둘러보고 나오면, 파란 하늘과 빨간 도리이, 그리고 곧게 뻗은 계단, 신사에 있는 매 순간 들려오는 괭이 갈매기의 울음소리가 남아 그 여운이 많이 남는 편이다. 새를 무서워하거나 새의 배설물에 대해 비위가 좋지 않은 사람은 굳이 추천하지는 않지만 구글 사진 16,000개 이상, 리뷰 3,000개 이상, 평점 4.2 이상의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니 하치노헤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한 번 고려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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