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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여행기/🔹 규슈(九州)

나가사키 여행 🏮 나가사키 원폭조선인희생자 추도비(長崎原爆朝鮮人犠牲者追悼碑)

by 홍씨:) 2023.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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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20년이 넘었고 많은 일본 사람들을 겪어오면서 내 나름대로 일본 사람과 이야기하지 않는 몇 가지의 주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스포츠 경기 한일전과 역사 문제, 후쿠시마 문제, 영토 문제다.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런 소신을 말하기 참 어려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확실한 정체성은 확립이 되어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서로에게 지지 않고 싶어 하는 양국 간의 라이벌 의식은 제쳐두더라도 대부분의 양국 간의 국제 문제는 국가가 주도한 교육 방향이나 분위기 조성으로 인해 절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영역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을 살고 있는 한국 국민과 일본 국민은 서로 각 나라의 교육을 받고 각 나라의 정치 속에 살아왔기에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그냥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고 이런 부분들은 국민들을 탓하기 전에 먼저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특정한 주제에 대해 지금을 살고 있는 한국 국민과 일본 국민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는 것은 방향성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일본의 여행지를 다니다보면 현대적인 장소도 많지만 역사와 관련 있는 다크투어리즘의 장소도 꽤 많다. 그 다크투어리즘의 중심에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한국과 연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나가사키에서 방문했던 장소로 한국과 깊은 관련이 있는 곳이다.  


나가사키 원폭조선인희생자 추도비
(長崎原爆朝鮮人犠牲者追悼碑)


나가사키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번 여행의 우선순위는 다크투어리즘으로 잡았다. 그래서 오자마자 가장 먼저 찾아간 곳도 '나가사키 원폭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였다. 이 장소는 나가사키 노면전차를 타고 '겐바쿠 자료관'에서 하차하면 된다.

겐바쿠 자료관역에서 내려서 구글지도가 가르키는 곳을 한참 찾았는데 도저히 찾지를 못하겠더라. GPS를 켜고 구글맵에 있는 나가사키 원폭조선인희생자 추도비의 이미지를 보면서 이 골목, 저 골목을 돌다가 드디어 발견했다.

위의 사진과는 다른 모습의 추도비였다. 그러니 찾을 수가 없었지. 

추도비를 발견한 후 주변 편의점으로 물을 사러 갔다. 술을 사서 따라드리면 좋겠지만 이곳에 술을 따라드려도 되는지 잘 몰랐거든. 모르면 하지 않는 것이 맞다. 

사온 물을 사서 뚜껑을 열고 주변에 물을 세 번 뿌려드렸다. 그리고 모자를 벗고 묵념을 했다.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분들을 위해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라고 말씀드렸고, 다음 날 군함도에 갈 예정인데 악천후가 예보되어 있어 날씨가 기적적으로 좋아져 입도에 성공해서 그곳에서 힘들었을 분들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를 드렸다.

이곳을 찾으러 돌아다니며 다른 곳의 위령비들도 보았는데 종이학도 많았고 물도 많았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폭조선인희생자 추도비는 발길이 닿지 않았는지 상대적으로 초라했다. 내가 놓은 물까지 4개였으니 내 앞에 세 팀이 다녀갔다는 얘기겠지?

하지만 다른 추도비에 비해서 초라했다고 하더라도 이곳에 모셔진 한국 희생자들은 그런거 신경 쓰지 않으셨을 것이다. 한국에서 이 먼 곳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다고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반겨주셨을 것이다. 

나가사키 원자폭탄이 폭발했던 이 시기는 한국이 일본의 통치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노동자나 군인, 근무원으로 징용, 동원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었다. 이런 한국 사람까지 포함하면 약 7만 명의 한국인이 나가사키에 거주했었다.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 상공에서 원자폭탄이 폭발했고, 이로 인한 희생자는 약 7만 4천 명이었는데 이 중에서 한국인은 1만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희생자 전체의 약 15%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어느 누군가는 나가사키에 이주하고 싶어서 온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이곳에서 원자폭탄으로 인해 희생되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졌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 영화를 봐도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죽는 전쟁이야기는 슬픔으로 다가오는데 이 희생자가 내 나라의 국민이고 내 나라의 조상이며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면 그 안타까움이 더해지지 않을까? 조금 우울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방문해서 인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히로시마와 관련된 포스팅을 할 때도 조선인 위령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는데, 한국 사람이라면 나가사키에 방문했을 때 꼭 원폭조선인희생자 추도비에는 방문을 했으면 좋겠다. 위치는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 바로 맞은편에 있다. 

 

나가사키 원폭조선인희생자 추도비 · 5-18 Hiranomachi, Nagasaki, 852-8117 일본

★★★★★ · 역사적 명소

www.goo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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