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여행기/🔹 규슈(九州)

나가사키 여행 🚋 폭심지공원(爆心地公園)

홍씨:) 2023.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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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심지공원(爆心地公園)


1945년 8월 9일 오전 11시 2분,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다. 그렇게 한 순간에 7만 4,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말았는데 이때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고 그때의 참혹함을 잊지 않기 위해 원자폭탄이 떨어진 곳을 공원으로 조성하였다. 그곳이 바로 원폭공원이라고도 부르는 폭심지공원이다. 나가사키 여행에 대한 포스팅 곳곳에 한국인과 관련된 정보도 나오겠지만 여기서도 한 번 더 언급하면 7만 4천여 명의 사망자 중에서 한국인이 약 15%, 1만여 명에 이른다.

1945년 원자폭탄이 떨어진 중심지에는 화강암 탑이 세워져 있다. 하지만 이 석탑은 과거 없어질 위기에 부딪혔었는데 피폭자와 시민들의 반대로 아직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이 석탑이 없어질 위기에 부딪혔던 것일까? 그 답은 다음 사진에 있다.
 

참 말이 많은 조형물 중에 하나다. 이 조형물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5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 제작한 조형물이다. 나가사키시가 폭심을 나타내는 석탑 대신에 이 동상을 두려고 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피폭자를 비롯한 시민들이 반대하여 석탑은 남고 이 동상은 폭심지의 공원의 한쪽으로 배치가 되었다고 한다. 다만 이 동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의문과 반발감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일반적인 느낌으로는 원자폭탄으로 인해 희생된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기독교인이나 이슬람교도들은 이러한 우상을 향해 기도를 할 수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 외국의 원수가 오면 이 기념상이 아닌 폭심지의 석탑에 헌화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디까지나 일본인의 입장에서 이해해 보려고 노력한다면, 원자폭탄이 떨어진 자리에 있는 화강암 석탑 대신 이 동상이 세워졌다면 누군가에게는 희생자들을 향한 기도의 공간이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이 동상의 존재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가사키의 폭심지 공원에는 평화의 모자상이 하나의 명소로 꼽히는데 이 동상을 모자상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으며 심지어 구글지도에도 모자상으로 표시되고 있다. 다만 이 동상은 '피폭 50주년 기념 사업비'라는 이름으로 봐야하며 평화의 모자상은 이곳에서 가까운 다른 장소로 보는 것이 맞다.

 

Mother and Child statue of Peace · 5 Hiranomachi, Nagasaki, 852-8117 일본

★★★★☆ · 관광 명소

www.google.co.kr

근처에는 우라카미 천주당의 남은 부분을 이곳으로 옮겨 놓아 전시를 하고 있다. 왜 이곳에 전시를 하고 있는 것인지 감히 생각해 보자면, 폭심지 석탑의 옆에 위치해서 그 때의 참상을 알리고 싶어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우라카미 천주당 유벽 · 6 Matsuyamamachi, Nagasaki, 852-8118 일본

★★★★☆ · 역사적 명소

www.google.co.kr

이 이외에도 여러 위령비와 조형물들을 볼 수 있었다.


역사라는 것은 참 어려운 분야다. 관점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서 같은 역사라도 방향과 해석이 꽤 크게 바뀌어버린다. 예를 들어서, 유일하게 원자폭탄을 맞아 본 나라는 전 세계 중에서 일본 밖에 없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의 대부분은 다시는 원자폭탄으로 인한 피해와 참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옛 참상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물들을 전시하고 추모비를 세우며 안타까운 현실을 전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한국인이 보는 원자폭탄에 대한 시각은 조금 더 냉정하다.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움도 물론 가지고 있지만 그 전에 왜 일본이 원자폭탄을 맞게 되었는지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과거 일본의 식민지배하에 있었던 나라이기 때문과 원자폭탄이 투하된 후 한국이 광복을 맞이했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도 고려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보면 당사자라고 할 수 있지만, 만약 이 역사와 관계없는 제 3의 다른 누군가가 이 상황만 놓고 본다면, '원폭으로 희생된 일본인은 가엾고, 일본이 벌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은 매정하다'라는 시각으로도 보일 수도 있다. 역사란 이렇게 보는 관점에 따라 방향과 해석이 바뀐다. 그게 사실이든 거짓이든.

폭심지 공원은 노면전차 '헤이와 공원'에서 가깝다. 보통은 이전역인 '겐바쿠 자료관'에서 하차한 후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과 원폭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를 본 후 폭심지 공원으로 이동, 그 이후에 평화공원으로 이동해서 이 주변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것이 경로상 매끄럽다. 다만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이 오후 5시 30분까지 밖에 하지 않으니 시간이 촉박할 경우에는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을 우선순위로 두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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