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바잼(CURRY&BAR JAM)
홋카이도 후라노 스프카레 맛집 커리바잼!
나카후라노에서 원래 하려던 일정은 나카후라노의 메인 관광지인 팜토미타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나카후라노 호쿠세이 야마 라벤더원에 방문해서 꽃구경과 점심식사를 하고, 바로 옆에 있는 나카후라노 플라워파크까지 본 후 다시 역으로 복귀하는 일정이었다.
나카후라노 호쿠세이 야마 라벤더원에 있는 레스토랑 앞에서 갑자기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처음에 했던 계획은 이곳에서 카레라이스를 먹을 예정이었는데 모처럼 온 홋카이도니까 홋카이도에서 먹어야 더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어졌다. 사실 카레는 어디에 가도 있는 음식이었으니까. 그래서 일단 식사를 거르고 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현재시간 10시 40분. 나카후라노에서 숙소가 있는 아사히카와로 돌아가는 상행 열차는 11시 53분. 지금 시간을 기준으로 아직 1시간 10분이나 남았다. 다만 반대편, 후라노역으로 가는 하행 열차는 10시 47분, 불과 7분 뒤에 있었다. 후라노역까지는 10분, 그리고 이곳이 종점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아사히카와로 가는 상행 열차가 출발하게 되는데 그 열차 출발 시간은 11시 42분. 계산상 내가 지금 하행 열차를 타지 않으면 70분이라는 긴 시간을 그냥 기다려야 되는 것이었고, 내가 반대편 하행 열차를 탄다고 하면 식사나 관광을 할 수 있는 40분이라는 시간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교통패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교통비용은 추가로 들지 않는 상황이었고, 나카후라노는 시골의 아주 작은 역이기 때문에 식당이고 뭐고 정말 없어서 이왕 온거 후라노까지 찍어보자는 마음에 반대편 하행 열차를 탔다.
하행 열차에서 후라노에서 먹을 음식을 폭풍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아주 유명한 스프카레 가게. 하지만 잘 생각해야 했다. 이 지역은 홋카이도 중에서도 정말 시골역이라서 전철 1대를 놓치면 다음 전철이 1시간 30분~1시간 40분 뒤에 있었다. 극악의 배차간격이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40분 안에 식사를 끝낼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한 곳이 바로 후라노역에서 도보 5분 컷, 커리바잼(CURRY&BAR JAM)이었다.
가게도 마침 11시 오픈이었기 때문에 딱이다 싶었다. 11시 5분에 가게에 도착했다.
스프카레 메뉴가 굉장히 많다. 이곳에는 한국인들도 많이 와서 그런지 한국에 메뉴판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곳의 스프카레의 주문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일단 원하는 메뉴를 주문한다.
2. 그 다음 카레의 베이스가 될 국물을 정한다. 닭 육수와 돼지뼈 육수(돈코츠)가 있는데 돼지 육수는 150엔이 추가된다.
3. 맵기를 선택한다.
4. 밥의 양을 정한다. 소, 중, 대가 있고 킹사이즈는 100엔 추가다.
나는 1번 부드러운 닭고기가 들어간 치킨카레에 닭육수, 맵기는 7단계, 밥은 중사이즈로 주문했다. 1번 부드러운 닭고기가 들어간 치킨카레를 선택한 이유는 가성비도 제일 좋아 보였던 이유도 있었지만 바로 옆 테이블의 할머니 두 분이 이 메뉴를 시켰기 때문이었다. 나는 시간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같은 메뉴로 시키면 더 빨리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런데 주문을 넣고 5분이 지나도, 10분이 지나도 15분이 지나도 메뉴가 나오지 않았다. 이 가게는 주방까지 2~3명이서 운영하는 가게인데 이 날 가게에 단체 포장이 있어서 다들 너무 바빠 보였다. 그 단체 포장의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내 옆테이블의 주문과 내 주문이 들어가지 못한 채 계속 대기 상태로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주문한 지 20분이 지난 11시 25분에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 정말 솔직히 내가 먹어본 스프카레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고기도 컸고, 단호박, 당근, 감자, 계란, 가지, 브로콜리 등 정말 많은 야채들이 들어 있었는데 심지어 저 밥이 중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식당의 공깃밥으로 한 2그릇은 나올 정도로 양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11시 42분 열차를 놓치면 그 다음 열차는 13시 16분이었다. 어떻게든 11시 42분 열차를 타려면 나는 10분 안에 저 밥을 다 먹어야 했다.
평소 같았으면 잘 먹었을 텐데 스프카레 그릇이 뭔지 보이지? 뚝배기였다. 열을 받을 대로 받은 저 냄비의 내용물은 얼마나 뜨거웠겠어? 뜨거우면 얼음물을 마셔가며 거의 걸신들린 듯이 흡입했다. 이건 정말 마셨다는 표현이 가까울 것 같다. 옆에 할머니들이 놀랄만한 엄청난 속도였다. 마음 같아서는 국물도 다 먹고 싶었지만 도저히 다 먹을 시간이 되지 않았다. 밥도 1/4 정도 남겼고, 스프카레의 국물도 조금 남겼다. 그렇게 계산을 하고 허겁지겁 뛰어나와 열차를 타러 달려갔다.
수많은 야채들은 스프카레 안에 담겨 있어서 보이지 않는데 저 스프카레 속에 야채가 참 많았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더 예쁘게 찍기 위해 야채들은 하나하나 꺼냈겠지만 그럴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아서 이 정도 사진을 건진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시간이 지나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생각해도 이 집은 참 맛있는 스프카레집이었다. 생각보다 뛰어난 맛에 만약 다음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여러 재료가 들어 있는 더 비싼 메뉴를 선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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