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씨 생각 💡 일본인의 성씨(苗字) 만들기

일본인의 성씨(苗字) 만들기

📢 교수님의 질문

대학교에서 일본 역사와 관련된 전공 수업을 듣던 중 교수님께서 일본인의 성씨에 대한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다. '일본 사람의 경우 왜 유독 자연이나 지명과 관련된 성씨가 많은 것인지 생각해 본 적 있냐'는 것이었다. 당시 한창 펜팔을 시작하며 일본 사람의 이름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때라서 이 질문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지만 뭔가 이에 대한 수준 높은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교수님의 성격상 가볍게 농담하듯이 이런 질문을 하실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데 많은 학생들도 고민만 하고 대답을 하지 못하자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루 아침에 서민들에게 성씨를 만들어 오라고 하니 주변의 자연이나 지명을 성씨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많았다'라고.

잠시 흘러가는 이야기였지만 이 주제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는데 당시 펜팔을 하며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의 성씨가 森田、木村、山本、川口 등 자연과 관련된 한자를 가진 사람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주제에 대해서 자세히 찾아봤던 적이 있어 이번 글에서는 일본인의 성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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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지 유신

메이지의 신정부가 진행했던 근대화 정책 중에서 이전까지는 '특권'으로 평가를 받았던 성씨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때의 논의 끝에 내린 결론은 전 국민을 파악할 필요성과 호적 편성의 필요성이 있으니 서민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성씨를 가지게 한다는 것이었다. 1870년 9월 19일에는 '평민 성씨 허가령(平民苗字許可令)'을 내리는데 이것은 '앞으로 서민이라도 성씨를 사용하는 것을 허가하겠다'는 법령이었다. 다시 말해서 이전까지는 서민이면 성씨를 사용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이전까지는 공가 출신의 화족들이나 무사 출신의 사람들만 성씨를 사용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법령에도 서민들은 과세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여 성씨를 신고하는 서민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하루아침에 성씨를 사용해도 된다고 하니 의심스러운 마음도 분명히 들었을 것 같다. 이후 여러 법령들이 발표되었고 1975년 2월 13일에는 '성씨 필칭 의무령(字必称義務令)'이 내려져 '앞으로는 서민도 반드시 성씨를 사용해야 한다'는 명령이 내려지게 되어 이때부터 성씨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에도 시대에 파악되고 있던 이름이 1만여 개였다면 지금은 10만 종류가 넘는다고 한다.

😮 성씨를 만든 방법

어쩄든 성씨를 만들어오라니까 만들기는 해야 했는데 그때의 사람들은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성을 만들었다고 한다. 

• 에도 시대부터 성씨를 허용했기 때문에 그 성씨를 그대로 사용했다.
• 에도 시대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로 말할 수 없었던 성씨를 사용했다.
• 현지의 촌장이나 군주에게 새로운 성씨를 부탁했다.
• 스스로 새롭게 성씨를 생각해 신고했다

일본 사람들이 성씨를 만든 패턴들에 대해 일본의 칼럼리스트 아오야기(青柳)씨는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구분	이름(일본어)	이름(한국어 발음)
지명	渡辺、佐々木、長谷川	와타나베, 사사키, 하세가와
지형, 풍경	山口、中島、田代	야마구치, 나카시마, 타시로
방위, 위치	東、上村、北村	히가시, 우에무라, 키타무라
직업	犬養、加賀谷、服部	이누카이, 카가야, 핫토리
후지와라 가문(헤이안 시대의 귀족)	佐藤、伊藤、遠藤、安藤	사토, 이토, 엔도, 안도

😏 성씨를 알고난 후

일본에서 성씨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헤이안시대 후기부터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일반 서민들도 성씨를 가질 수 있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일본 사람을 접하고 더 친해져서 성씨를 알게 되면 언젠가부터 상대방의 풀네임에 지명이 들어가는지, 지형이 들어가는지, 후지와라 가문과 관련이 있는 성씨인지 한 번씩 생각하게 되었다. 한국의 양반 가문, 왕족가문 뭐 그런 느낌으로 말이다. 물론 이런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뭐 재미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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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씨의 일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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