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이자카야에 갔을 때 신기했던 것이 몇 가지 있었다. 가게에 가서 앉자마자 술부터 먼저 주문해야 하는 곳이 꽤 있었던 것과 기본으로 나오는 안주에 대한 것이었다. 이번에 다룰 이야기는 이 안주, 오토시(お通し)에 대한 이야기다.
오토시와 비슷한 말로 쓰이는 단어가 횟집에서 많이들 듣는 쓰끼다시(付き出し)라는 말인데 한자 그대로 '붙여서 내다'라는 말이다. 한국에서는 회를 시키면 다른 요리들이 얼마나 붙어 나오는지를 표현할 때 이 일본 단어를 사용한다. 오토시도 쓰끼다시처럼 무언가에 붙여서 내는 반찬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이 무언가가 무엇일까?
한국에서의 쓰끼다시가 메인 요리에 붙어 나오는 요리를 의미하는 쪽에 가깝다면, 일본의 이 오토시는 일종의 자릿세 개념으로 주는 반찬이다. 일본의 이자카야나 가게에 들어가서 자리를 안내 받으면 점원이 당연스럽게 오토시를 가져온다. 쉽게 말하면 한국 술집에 방문해서 점원이 뻥튀기 과자를 한 접시 내어 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이 오토시는 한국의 뻥튀기 과자와 다르게 금액을 받는다. 이게 한국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낯선 문화이자 일본 이자카야에 방문하려고 할 때 꼭 알아두어야 하는 정보다.
구글 맵에서 이자카야의 리뷰들을 보면 '시키지도 않은 음식을 주고 돈을 받았다', '바가지 썼다'라는 듯한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 대부분은 일본의 오토시에 대해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오토시 가격은 보통 1인당 300엔~500엔 전후로 손님의 동의가 없어도 제공이 되며 가게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오토시 가격이 얼마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가게에 들어갔다고 해도 메뉴에 잘 안 적혀있다. 그래서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오해를 사기 쉬운 일본의 관습이기도 하다.
예전에 어떤 구글 리뷰에서 일본어를 잘 못하는 사람이 이자카야에 가서 술을 마셨는데 계산하려고 보니 시키지도 않은 음식이 있고 돈을 받으려 해서 가게 사장에게 번역기를 통해 이 이야기를 했더니 가게 사장이 화를 냈다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시키지도 않은 음식은 오토시로 보였는데, 오토시 문화를 모르는 한국 사람 입장에서는 바가지 쓴 것 같아 이것을 얘기했을 것이고, 가게 사장 입장에서는 일본의 당연스러운 관습인데 자신이 바가지 씌운 사람으로 오해받고 있으니 화가 났을 것이고. 그런데 이런 마찰이 잘 해결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 가게는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바가지를 씌우는 가게로 알려질 것이고, 가게는 한국 손님을 싫어하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떻게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먹는 것에 대해서는 참 정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정말 배고픈 시절을 겪었던 나라라서 그런지 '밥 먹었냐'는 말이 인사가 되는 나라고, 먼 길 떠나는 사람에게 밥 한끼 대접하려는 마음을 갖는다. 또한 어느 음식점에 가서 반찬을 더 달라고 해도 돈을 더 받지 않으며 아예 마음껏 먹으라고 반찬을 셀프바로 운영하는 곳도 많다. 이런 문화 속에서 살아온 한국인에게 오토시라는 일본의 관습은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원래 문화라는게 그 나라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니 서로의 문화를 조금 더 존중하고 이해하면 보다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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