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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피소드 💬 우체국 통장을 만들고 싶은데요

홍씨:) 2023.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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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피소드 💬 
우체국 통장을 만들고 싶은데요


일본 유학 생활을 시작했을 때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는 일본 통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본 대부분의 은행은 일본에서 생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에게 쉽게 통장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지점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일본에서의 재류기간이 어느 정도 지나야 된다거나 뭐 이런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경우가 자주 생겼다. 

그래서 방문한 곳이 우체국이었다. 이미 유학 생활을 시작하기 전 여러 유학 가이드북과 블로그에서 우체국에 가서 통장을 만들라는 내용을 여러 번 읽은 적이 있다. 우체국의 경우에는 딱히 큰 조건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도 많은 유학생들이 우체국 통장을 만들고 있을텐데 이번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 우체국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다.

일본 유학 생활을 시작했을 때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는 일본 통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본 대부분의 은행은 일본에서 생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에게 쉽게 통장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지점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일본에서의 재류기간이 어느 정도 지나야 된다거나 뭐 이런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경우가 자주 생겼다.
출처 : https://itot.jp/p13/34477

유학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의 일본어 수준은 2급이었다. 그래도 웬만한 말은 다 알아듣는 정도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우체국에 방문해서 번호표를 뽑았다. 동네 우체국이었으니 규모가 크지도 않았고 카운터도 두 개밖에 없었다. 띵동이라는 알람을 받고 빈 카운터로 안내를 받았다. 

저는 한국에서 온 유학생인데요 통장을 만들고 싶어요.


나를 안내하던 사람은 마스크를 쓴 남자 직원이었는데 나의 이야기를 듣고 특유의 비성이 섞인 빠른 말투로 무언가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나는 이 남자 직원의 말 대부분을 알아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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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이라면 변명일 수도 있는데 나는 일본의 남성과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항상 일본의 여성과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건 한국인 남성의 인기도나 이런 걸 떠나서 한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일본의 남성이 아닌 여성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자주 듣던 일본인 여성의 톤은 상냥하고 이해하기 쉬운 단어가 많았다. 다시 말해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이다. 그래서 나 또한 일본의 남성의 말투보다는 일본 여성의 말투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내 입장에서 일본인 남성의 일본어는 나에게 특유의 거들먹거림으로 느껴지는 어투나 입안에서 놀고 있는 소위 웅얼거림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일본인 남성이 그런 마음으로 말하는 것은 당연히 아닐 테며 일본인 남성을 폄하하려는 것도 아니니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나는 결국 멋쩍은 웃음과 함께 빈 손으로 우체국을 나왔다. 그냥 나가려는 나를 본 우체국 남자 직원은 이해를 못 하겠다는 듯 황당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내가 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이상 여기서 더 나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우체국을 나와서 나는 다른 우체국을 향했고, 우체국 밖에서 기웃거리며 카운터에 여자 직원이 더 많은 것을 보고 그 우체국에서 번호표를 뽑고 여자 직원에게 안내를 받은 후 우체국 통장을 만들 수 있었다. 희한하게도 이때 여자 직원이 말하는 모든 내용은 어려움 없이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우체국을 나와서 나는 다른 우체국을 향했고, 우체국 밖에서 기웃거리며 카운터에 여자 직원이 더 많은 것을 보고 그 우체국에서 번호표를 뽑고 여자 직원에게 안내를 받은 후 우체국 통장을 만들 수 있었다. 희한하게도 이때 여자 직원이 말하는 모든 내용은 어려움 없이 알아들을 수 있었다.
출처 : https://www.adire.jp/lega-life-lab/solatium-how-to-receive948/


JLPT나 JPT 등의 일본어 시험을 볼 때 나오는 듣기 평가에서의 남자 목소리는 굉장히 또박또박한 편이다. 하지만 일본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일본인 남성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된 또 하나의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런 경험 속에서 과연

'나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 잘 들릴까?


라는 자아성찰과 자기반성의 시간도 갖게 되었는데 같은 말을 하더라도 남성보다 여성의 말이 조금 더 잘 들리는 이유는 남자의 '톤'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업에서 흔히들 '솔톤'을 유지하라고 하는 이유가 전달력과 상냥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인데 여성보다 목소리가 낮은 남성의 경우는 이 '솔톤'을 유지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나는 2015년부터 일본어 담당 관광통역 안내사로 일하고 있다. 안내를 하는 것이 지금의 나의 직업인 이상 전달력과 상냥함을 극대화하는 '솔톤' 유지는 필수인 것 같다. 일본 우체국 남자 직원의 안내를 경험 삼아(?) 나는 비록 남자이지만 웬만한 여성보다 더 전달력 좋은 안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 싶다.

그런데 나 목 아프니까 누가 목캔디 좀 사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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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시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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