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에피소드 💬 간나와 아가리

일본 에피소드 💬 
간나와 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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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너의 이름은'이라는 글로 일본 사람의 이름에 대해서 에피소드를 적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 글은 '너의 이름은 2'와 같은 느낌의 글로 엄밀히 말하면 일본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일본인과의 에피소드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럼 시작해 보자. 간나와 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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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네임택을 만들어주는 장소에 갔을 때의 이야기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 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와펜들이 가득한 공간에서 저마다 자신만의 네임택을 만들기 위해 택을 고르고 와펜을 고르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관광지에 많이 생겨나고 있는 이런 가게는 외국인들에게 정말로 인기가 많은데 역시나 홍씨가 방문했던 곳도 많은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외국인들 중에서 일본인 여성 두 명이 아주 신중하게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고르고 있었다. 와펜을 고르는 공간에 가면 다들 서로 어떻게 디자인을 했는지 힐끗힐끗 보는 일이 많은데 홍씨 또한 와펜을 고르며 여기저기 다니다가 그 일본인 여성 두 명을 지나면서 어떻게 디자인했는지 보게 되었다. 그곳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간나

 

우리가 흔히 아는 이 '간나'라는 말은 북한 평안도와 함경도 지방에서 '여자아이'를 뜻하는 속어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도 북한 관련 TV 프로그램을 통해 이 단어를 접해본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은데 일본인 여성의 이름 중에 '칸나'라는 이름은 많아도 '간나'라는 이름은 사용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 여성은 자음을 실수한 것 같았다.

그래 뭐, 한 친구는 실수를 했고, 그러면 함께 있던 다른 친구는 어떻게 했을까 무심코 봤는데 이 친구도 역시나 자신의 이름으로 디자인을 하고 있었다.

아가리

 

정말 총체적 난국이다. '아가리'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뜻을 한 번 짚고 넘어가면 이 단어는 '입'을 속되게 부르는 말이다. 일본인 여성의 이름으로는 '아카리'라는 단어를 쓰지, '아가리'라는 단어는 쓰지 않는데 이 친구도 똑같은 자음에서 실수를 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실수가 낯설지는 않았다. 홍씨가 일본에서 유학을 하던 시절, 한국어 개인 레슨을 했던 적이 있는데 일본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이런 것이기 때문이다.

자음	자음+ㅏ	발음	특징
ㄱ	가	Ka / Ga	어두에 올때는 Ka, 중간에 올 때는 Ga로 발음
ㄷ	다	Ta / Da	어두에 올때는 Ta, 중간에 올 때는 Da로 발음
ㅂ	바	Pa / Ba	어두에 올때는 Pa, 중간에 올 때는 Ba로 발음
ㅈ	자	Cha / Ja	어두에 올때는 Cha, 중간에 올 때는 Ja로 발음

한국 사람은 잘 모르는 한국어의 신비(?)중 하나는 ㄱ, ㄷ, ㅂ, ㅈ이 가장 앞 단어, 즉 어두에 올 때 외국인들에게는 ㄱ, ㄷ, ㅂ, ㅈ의 발음이 아닌 ㅋ, ㅌ, ㅍ, ㅊ의 발음으로 들린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부산'인데 한국 사람들이 백날 '부산'이라도 발음해도 일본 사람들은 '푸산'으로 듣는다. 그래서 그러지는 모르겠지만 심지어 부산의 가타카나 표기는 「ブサン」이 아니라 「プサン」으로 쓰는데 문제는 ㄱ, ㄷ, ㅂ, ㅈ의 발음이 어두에 오면 ㅋ, ㅌ, ㅍ, ㅊ으로 들리는 혼동 때문에 이 구분을 명확하게 외우지 못한 사람들은 ㄱ, ㄷ, ㅂ, ㅈ의 발음을 K, T, P, CH로 이해하고 ㅋ, ㅌ, ㅍ ,ㅊ의 발음을 G, D, B, J로 이해해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간나와 아가리도 이런 실수 때문에 본인의 원래 이름인 칸나와 아카리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다행히 간나와 아가리는 센스 있는 가게 직원의 캐치 능력으로 칸나와 아카리라는 원래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칸나라는 이름도, 아카리라는 이름도 참 예쁜 이름인데 점 하나가 빠지면서 급이 너무 떨어지는 간나와 아가리가 될뻔한 이번 에피소드, 그만큼 외국어 공부는 기초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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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씨의 일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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