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에피소드 💬 긍정의 힘

일본 에피소드 💬 
긍정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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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을 하는 날이었다. 2박 3일 동안의 여행에서 수면 시간이 8시간이 채 되지 않는 지옥의 레이스를 끝냈다. 단지 잠만 덜 잔 것이 아니라 걷기도 엄청 걸었는데 보통은 이렇게 까지 잠을 자지 않는 여행도 없었는데 또 잠을 그다지 자지 않은 것 치고는 여행 내내 굉장히 건강하고 힘이 넘쳤기 때문에 신기할 정도였는데 역시 여행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공항에 도착한 후 보안검사와 출국 심사까지 끝내 놓으니 한꺼번에 피로가 몰려왔다. 역시 난 사람이었어.

하지만 홍씨의 루틴상, 공항에 와도 절대 쉬지 않는다. 2박 3일 동안의 여행이라면 아무리 못해도 500장 정도의 사진은 찍기 때문에 공항에서 빨리 수속을 마친 뒤 공항의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각 주제에 맞게 블로그에 사진을 편성하는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 돌아가서 본업에 돌아가면 업무 폭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 뻔하기에 이렇게 하는 것이 나름 시간을 아끼는 방법인 것이다. 

이 날도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열심히 블로그에 사진을 편성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 순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녀 일본인 세 명이 내 뒤쪽에 앉았고 한국 여행이 처음인지 한국에 가서 어디를 관광할 것인지, 무엇을 먹을 것인지 아주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홍씨는 처음에 꿈나무들의 이야기에 신경도 쓰지 않고 사진에 집중을 하다가 직업이 또 관광통역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한국 여행 일본 꿈나무들은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귀를 열고 듣게 되었는데 정말 온 세상을 다 등지고 꿈의 나라로 떠나는 것 같은 텐션으로 1시간을 내내 떠드는데 얘네 다 P다. 계획이 없다. 그냥 이번 여행에서 하고 싶은 것만 늘어놓는다. 공항철도 직통 열차를 타겠다는 목표는 있는데 요금도 몰라, 정차하는 역도 몰라, 막차가 언제 있는지도 몰라, 서울역에 내려서 어떻게 이동해야 하는지도 몰라... 그렇게 영양가 없는 얘기를 듣다 보니 J인 홍씨는 조금씩 흥미를 잃었고 그래서 그런지 결국에는 씨끄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어폰을 끼고 다시 사진에 집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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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비행기에 탑승을 했다. 잠도 부족했고 또 저녁 비행기라서 비행기에서 잠이나 자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내 뒤에서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가 들린다. 살짝 돌아보니 비행기를 타기 전에 대기했던 벤치에서 내 뒤에 앉았던 일본인 꿈나무 3인조였다. 

 

아.. 이거 불길한데.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비행기가 이륙해서 착륙할 때까지 이 꿈나무들은 두 시간 내내 떠들었다. 순간 위탁수하물로 보내버린 캐리어 안에 나의 3M 귀마개가 있었다는 사실을 한탄하고 있었는데 꿈나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하나같이 한국 여행에 대한 희망과 꿈, 그리고 한국 사람에 대한 칭찬과 자신도 이번 여행에서 열심히 공부한 한국어로 조금이나마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얘기들이었다. 이런 상황에 조용히 하라고 기죽이고 싶지 않았다. 한국에 내리기 전부터 한국 사람한테 잔소리 들으면 이 친구들의 꿈과 희망이 깨질까봐. 그래서 그냥 잠은 포기하고 마음을 바꿔 먹었다.

이건 일본어 듣기 평가다.

 

그렇게 눈만 감고 꿈나무들의 이야기에 집중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집중력이 무너져내리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 이유 또한 꿈나무 때문이었는데 내 뒤에 앉은 꿈나무는 다리를 꼬고 앉은건지 의자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나의 엉덩이와 등에 지그시 충격이 전달되었다.

이게 비행기를 많이 타본 사람은 안다. 내 무릎이 앞의 의자에 닿는 순간 내 앞사람의 엉덩이에 바로 충격이 가해진다는 것을. 우리 꿈나무는 이걸 모르는 친구였다. 내가 떠드는 것까지 양보를 했는데 이건 못참겠다 싶어서 처음에는 뒤를 돌아서 의자를 치지 말라고 주의를 줄까 하다가 다시 한번 꿈나무들의 아름다운 꿈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주어진 상황을 바꾸려 하지 않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내 마음을 바꿔보기로 했다.  

 

그래 이건 안마 의자다.

 

긍정적으로 마음을 먹으니 안되는 게 없더라. 나는 적어도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만큼은 보살이었고 부처였다. 우리 꿈나무들은 평생 모르겠지만 나는 그들에게 세상 인자한 자비로움을 전했다. 그렇게 비행기는 날고 날아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잘가라, 꿈나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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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씨의 일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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