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소가식당(我部祖河食堂 名護店)
오키나와에서 유명한 음식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편에 속하는 요리가 바로 '니꾸소바'다. 니꾸소바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고기소바'라는 말인데 비슷한 음식 어디에서 들어본 적 없어?
맞아. 제주도 고기국수.
일본의 오키나와는 한국의 제주도와 같은 느낌의 장소인 점도 비슷한데 고기가 들어간 면요리가 유명한 것도 닮았다. 참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맛이 다르기 때문에 제주도의 고기국수를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일반적으로 소바라는 말을 들으면 모밀을 생각할법한데 오키나와의 소바는 중화면에 가까운 면을 사용하고 있어 이것이 중국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오키나와 소바의 역사는 류큐 왕조의 시대의 궁정 요리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예전에는 궁정 요리로서 한정적으로 먹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메이지 시대, 다이쇼 시대를 거치며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으로서 정착하게 되었는데 현재 오키나와에만 오키나와 소바를 판매하는 전문점이 300곳 이상이라고 한다. 다만 그 맛이 전부 같은 것은 아니고 오키나와의 북부냐 남부냐에 따라 면의 굵기가 다르거나 가게마다 국물베이스가 조금씩 달라 각 가게만의 특색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내가 갔던 곳은 가부소가식당이라는 곳이었다. 오키나와에는 총 9곳의 가부소가식당이 있는데 나는 오키나와의 북부에 위치한 나고점에 갔었다.
위의 메뉴판은 정말 예전 메뉴판이다. 2016년 메뉴판이니 꽤 오래전이지. 지금은 아래 메뉴판으로 바뀌었는데 가격을 비교해보면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면서도 100엔에서 200엔 정도밖에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 한국은 물가가 오르는 속도가 무자비한데 일본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요즘 식비는 한국보다 일본이 더 저렴하다.
나는 삼마이니꾸소바로 정했다. 삼마이니꾸라는 말은 '고기 3장'이라는 뜻도 있고 '삼겹살'이라는 뜻도 있는데 어느 쪽의 의미로 이 음식의 이름이 삼마이니꾸소바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니꾸소바에는 고기가 세 장인데 또 어떤 사진은 딱 봐도 삼겹살 부위거든. 대체 어느 쪽의 삼마이니꾸인 것이냐. 날 혼동에 빠뜨리지 말아 줘.
아래 사진에 있는 메뉴는 じゅーしー(쥬-시-)라는 요리다. 사진처럼 양념이 살짝 되어 있는 밥인데 가격은 지금도 200엔 전후였다. 이 메뉴는 한국에서 먹을 수 없는 음식이니까 기회가 되면 함께 주문해서 먹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일본 요리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감칠맛인 것 같다. 육수를 우릴 때 혹은 요리 때 사용하는 쯔유나 간장에도 가다랑어포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두 요리 모두 감칠맛이 진하게 남는 요리였는데 여기에 잘 익은 배추김치 하나 얹어서 먹으면 더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자꾸 김치가 생각난다.
글을 쓰면서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봤는데 한국에는 오키나와 소바와 가까운 느낌의 음식을 만드는 곳이 많이 없었다. 그 말은 즉 오키나와가 아니면 제대로 된 니꾸소바를 먹을 수가 없다는 얘기인 것이니 오키나와를 여행한다면 한 끼 정도는 니꾸소바에 투자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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