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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여행 ⛩️ 원폭돔(原爆ドーム), 평화기념공원(平和記念公園)

홍씨:) 202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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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가 인기를 끌었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천재 과학자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에서는 핵 개발 프로젝트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일본 사람들이 들으면 조금은 슬픈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히로시마를 아세요?' 라고 물으면 90% 이상은 이렇게 대답을 할 것 같다.

핵폭탄

 
맞다. 핵폭탄, 일명 원자폭탄. 인류 역사상 핵무기가 실전 투입된 사례는 지금까지 딱 두 번이 있었는데 가장 처음인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핵폭탄이 떨어졌다. 지금으로부터 약 80년 전인 이때,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었는데 당시 전쟁의 승기를 잡은 미국은 일본의 항복을 이끌어낼 목적으로 일본 제국의 도시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이다. 방금 핵무기가 실전에 투입된 사례가 두 번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럼 다른 한 곳은 어디였을까? 바로 일본 나가사키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불과 3일 뒤 이곳에도 원자폭탄이 떨어졌다. 현재까지도 최초이자 유일한 핵무기의 실전 투입 사례 두 차례의 피해 지역이 안타깝게도 모두 일본에 있는 것이다. 핵폭탄을 맞은 이 두 도시 모두 제국 도시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핵무기가 이 이후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폭발력과 그 피해 범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핵이 폭발할 때 방대한 에너지가 생기고 이 에너지를 이용하여 살상하거나 파괴하는 무기를 뜻하는 이 핵무기는 도시 하나를 통째로 사라지게 할 수 있을 정도의 폭발력을 가진다. 

일본에 관심을 갖게된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한 20년 전에 산 일본 가이드북을 읽다가 히로시마 페이지에서 멈칫거리게 되었다. 순간 다크투어리즘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일반적으로 '핵'이라는 단어에 대한 문제점을 떠올리면 보통 방사능 문제가 함께 우려되고는 한다. 동일본 대지진이 있었을 때 후쿠시마 원전과 관련하여 방사능 문제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던 것처럼 말이다. 언젠가 체르노빌 원전과 관련된 기사에서 기형아 출산과 관련된 문제를 읽은 적이 있었다. 심하게 피폭이 된 사람의 기형아 출산확률에 대한 기사였는데, 내 다음 세대가 기형아로 출산될 확률보다 나의 다다음 세대가 기형아로 출산될 확률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였다. 말이 조금 어렵지, 그러니까 내 자식보다 내 손자가 기형아로 태어날 확률이 크다는 내용이었다. 
갑자기 이런 얘기를 왜 하냐면, '히로시마가 핵을 맞은 지역이라 방사능 위험지역이 아닌가?' 라는 걱정으로 히로시마 관광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지금은 괜찮다고 걱정 말라고 전하고 싶어서 빙빙 돌려서 말했다.

괜찮다. 걱정말고 관광하자.

 


원폭돔(原爆ドーム)
평화기념공원(平和記念公園)


히로시마에는 지방 소도시에서나 볼법한 노면전차가 다니는데 낡지 않은 꽤나 신식 노면전차이다. 이 노면전차를 이용할 경우 히로시마에키 정류장에서 탑승하여 10개의 정류장을 이동하며 소요 시간 16분 정도면 원폭돔에 도착할 수 있다. 히로시마역에서 원폭돔까지 도보로는 30분 정도 걸리는데 주변에 평화기념공원이나 히로시마성도 함께 있으므로 걷는 것도 지루하지 않다. 나는 비록 비 오는 날이었지만 천천히 걸어서 이동했다.

원폭돔은 히로시마에 남아 있는 피폭 당시의 유일한 건물이다. 이 건물이 지어진 년도는 1915년 체코의 한 건축가가 설계감독을 한 건물인데 당시만 해도 특색있는 건물로 호평을 받았으나 지금은 위 사진과 같이 철골만 남아 있어 핵폭탄의 위력과 참상을 말해주고 있다. 이 건물은 199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기록되었다.

 

원폭 돔 · 1-10 Otemachi, Naka Ward, Hiroshima, 730-0051 일본

★★★★★ · 전쟁 기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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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 일본 〒730-0811 Hiroshima, Naka Ward, Nakajimacho, 1丁目1−10

★★★★★ · 기념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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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돔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갈 수 있는 평화 기념공원에는 희생자의 위령비나 평화기념 자료관 등이 있다. 히로시마에 핵폭탄이 떨어졌을 때 사망한 사람의 숫자만 대략 15만명에서 20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피폭이 된 사람까지 더한다면 더 어마어마한 수치가 나올 것이다. 당시 히로시마에 거주했던 사람들이 35만 명 정도라고 하니 거의 절반의 인원에 해당하는 사람이 사망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사망자 중에서 약 2만 명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당시 희생된 한국인들 대부분은 징용등의 이유로 강제로 이곳에 끌려왔다. 그리고는 꿈에 그리던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역사라는 것은 지금의 기준과 당시 시대의 기준이 균형이 맞을 때 올바른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나 다른 나라와 연관이 되어 있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어떤 나라의 해석이든 그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결국 그 시대를 살지 않은 사람들은 편향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보게 되고 더 나아가 적대감까지 갖게 한다. 그 시대를 직접 살아보지도 못했으면서 말이다.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성과 이해 그리고 용서가 모두 부족한 슬픈 현실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는 이 한국인 희생자를 위한 위령비가 있는것을 모른다. 방문하게 되면 꼭 위령비를 찾아가 인사드리도록 하자. 가까워도 돌아가지 못한 나라인 한국에서 찾아온 손님이라고 하면 많이 기뻐하실 것이다. 앞으로도 이 장소가 더 알려져 한국 사람들이 꼭 방문해야 할 장소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한국/조선인 원자력 폭발 위령비 · 1-1 Nakajimacho, Naka Ward, Hiroshima, 730-0811 일본

★★★★★ · 석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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