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토리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절대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 인물이 바로 미즈키 시게루라는 인물이다. 대체 이 사람이 어떤 인물이기에 돗토리현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이렇게 유명한 것일까? 지금부터 미즈키 시게루에 대해서 알아보자.
1. 미즈키 시게루
🔹 한쪽 팔이 없는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라는 인물의 본명은 무라 시게루(武良茂)다. 1922년 3월 8일에 출생한 그는 2015년 11월 30일에 사망하였다. 이 인물은 93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꾸준히 현역으로 활동한 만화가인데 미즈키 시게루는 한쪽 팔이 없는 만화가이다.
미즈키 시게루가 한쪽 팔을 잃은 이유는 전쟁 때문이었다. 1943년 징집 이후 2차 대전중 일본의 해군 항공대 등의 기지가 있던 호주 북쪽에 있는 라바울이라는 곳으로 출정을 했는데 최전선에서 혼자 5일 동안 방황한 후 말라리아에 걸려 고통받고 있던 때에 폭격을 당해 큰 부상을 입어 한 팔을 잃었다. 나중에 미즈키 시게루는 한 팔을 잃은 것에 대해 '목숨을 잃는 것보다 한쪽 팔이 없어도 살아 있는 것이 가치가 있다'는 말과 함께 왼쪽 팔을 잃은 것에 대해 슬프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긴 시간 동안 한쪽 팔이 없는 채로 살면서도 그가 만든 작품이 약 760개 이상이라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 이외에는 할 말이 없다.
🔹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미즈키 시게루는 전쟁중에 본인이 직접 목격한 위안부의 처절하고 참혹한 현실을 만화로 그려 고발하기도 했다. 「カランコロン漂泊記(카랑코롱 표박기)」에는 '종군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8장짜리 에피소드가 실려 있는데 이곳에는 위안부를 목격한 것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군대에서 한 남성이 지쳐 잠들어 있다. 왜 그런지 이유를 물어보니 3탕을 뛰고 왔단다. 이 3탕은 위안부를 얘기하는 것으로 미즈키 시게루가 들렸던 선착장의 위안소에는 일본인 위안부, 오키나와 출신 위안부, 조선인 위안부 이렇게 3 명의 위안부가 있었고 이 위안부들은 각각 100명, 90명, 80명의 사람을 상대해야 했다. 1명당 30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터였기에 위안부가 있는 위안소에는 줄이 어머어마하게 서 있었고 이 모습을 본 미즈키 시게루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같지 않다'며 '병사들도 지옥에 있었지만 이건 이 이상의 지옥이 아니냐'며 그 조선인 위안부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 이후 일본에 살면서 종군 위안부 배상과 관련된 문제가 자주 신문에 나오는데 '이 일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잘 모른다'면서 '그곳은 지옥이었다, 꼭 배상해야 한다', 그 이후 일본군에도 악마만 있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미즈키 시게루라는 인물은 이렇게 전쟁 중에 일본이 저지른 잔혹했던 일들을 고발할 줄 아는 인물이었다. 어느 나라나 우익세력은 존재하기에 미즈키 시게루라는 인물도 우익세력에게는 눈엣가시같은 인물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자신이 봤던, 그리고 자신이 경험했던 역사를 그대로 전하는 사람이었다.
2. 게게게노기타로
🔹 대표작
게게게노기타로라는 만화는 초자연적인 고통 속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요괴 친구들로 이루어진 팀을 이끌고 있는 외눈박이 요괴 아이 키타로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만화다. 게게게노기타로는 일본 요괴 만화의 상징이자 국민 만화로 평가 받는데 거의 60년 전 처음 세상에 나온 이 만화는 지금을 살고 있는 일본 사람들이 생각하는 요괴의 이미지가 이 작품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을 정도로 그야말로 세대를 초월한 일본의 국민 만화 중 하나이다.
🔹 인기도
조금 지난 자료이기는 한데 2018년 조사에서 '요괴 만화' 인지도 면에서 게게게노기타로가 통합 1위, 전 세대 1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다. 2년 후인 2020년에는 일본인 11,761명이 뽑은 '가장 좋아하는 요괴 애니메이션' 인기 랭킹에서 4,085표를 받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는데 2위였던 요괴워치와는 무려 3100여 표 정도나 차이가 있었다. 2019년, 요괴 만화가 아닌 '국민 만화 랭킹'을 조사했던 적이 있는데 이 때는 드래곤볼, 도라에몽에 이어 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엄청난 인지도와 인기도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3. 미즈키 시게루 로드
🔹 어떤 곳?
이곳은 일본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시에 있는 상점가 중 하나로 미즈키 시게루가 그리는 요괴 세계관을 테마로 한 관광 명소다. 사카이미나토시는 일본에서 어업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이에 따라 상점가도 발전해갔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조금씩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인 사카이미나토시는 이곳 출신인 미즈키 시게루의 대표작인 '게게게노키타로' 등에 나오는 요괴를 모티브로 한 동상을 설치하여 이곳을 활성화시키려 노력한다. 이런 기념물 제작에 관련된 미즈키 시게루의 대한 저작권 사용료에 대해서는 무료로 하라는 협력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이곳은 어떻게 되었을까? 1993년 2만 1000명, 1994년 28만 1000명, 1997년 38만 344명, 2008년 370만 명 등 기하급수적으로 방문객이 늘게 된다.
🔹 구경
정~말로 많은 동상들이 있다. 아기자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동상들의 사진을 한 번 감상해보자.
🔹 스탬프투어
거리에 동상이 많다 보니 이곳저곳에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곳도 많았다. 요괴 가이드북은 500엔에 판매되고 있어서 금액은 조금 있는 편이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너무나 즐거워하면서 스탬프를 찍는 모습을 보니 충분히 가치가 있는 가이드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 가는 방법
🔹 전철 사카이선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사카이선의 종착역인 사카이미나토역에 있다. 이 사카이선은 요나고역에서 요나고 공항으로 이동할 때 타는 전철인데 배차 간격이 거의 50분에 한 대로 굉장히 먼 열차 중에 하나다. 다만 요나고 공항에서 인천으로 귀국하는 항공편의 시간이 굉장히 늦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요나고나 기타 다른 지역에서 오전에 호텔 체크아웃을 한 후 사카이미나토역으로 바로 이동하여 근처에 있는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 들렸다가 요나고 공항으로 출국하는 사람을 꽤 볼 수 있었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는데 돗토리-시마네 패스로 무료로 갈 수 있는 구간이기도 했고 귀국 날 남는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어 좋았다. 참고로, 요나고 공항으로 운행하고 있는 사카이선의 열차 안내방송은 기관사의 목소리가 아니고 게게게노기타로의 성우의 목소리다. 처음에 나는 그 사실을 모르고 어떤 힘없는 할머니가 안내방송을 한다고 착각을 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를 소개하는 글이기 때문에 미즈키 시게루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소개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글을 쓰는 내내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인물이 살아생전 한국 사람에게 더 알려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나고행 항공기가 열심히 운항하고 있는 지금이라도 이 인물이 한국 사람에게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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