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박기념공원(万博記念公園)
나는 짱구를 굉장히 좋아한다. 짱구를 좋아한지 거의 30년은 되어 가는 것 같은데 나중에 짱구에 대한 러브 스토리는 다시 말하는 것으로 하고,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얻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9기 '어른제국의 역습'을 보면 영상 초반에 아래 사진과 같은 탑이 하나 나온다.
사실 짱구 엄마 뒤로 보이는 탑은 정면이 아닌 탑의 뒷모습인데 굉장히 무시무시하게 생긴 검은 태양과 같은 녀석이 보인다. 탑에 태양의 열기로 보이는 녀석들이 사방으로 길게 뻗어나간 것을 보아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는 문양은 아니다. 무슨 말인지는 말 안해도 알지?
앞모습은 이렇게 생겼는데 생각보다 엉뚱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뭔 탑이 이렇게 생겼어? 라는 생각에 나는 그냥 만화 속에 나오는 그저 그런 탑일 것 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원래 짱구는 못말려가 엉뚱한 구석이 있는 애니메이션이니까. 그런데 이 탑이 실제로 일본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장소를 찾아보니 오사카였다. 그럼 가야지.
내가 가장 많이 여행을 했던 지역이 오사카였고 보통 우메다 주변에 묵었었는데 우메다를 기준으로 찾아보니 전철로 30~40분 걸렸다. 교통의 요충지로 손꼽히는 우메다에서 30~40분 정도 걸린다는건 시내가 아니라 약간 시외라는 느낌이다. 나는 우메다역에서 미도스지선을 타고 종점인 센리추오역까지 간 후 오사카모노레일을 이용해 반파쿠키넨코엔역까지 이동했다. 요금은 630엔.
우선 외관에서 보이는 탑의 얼굴 세 개에 대해 잠깐 설명을 하면, 탑 정상에 있는 금색으로 된 새의 얼굴 같은 것은 빛나는 미래를 상징하는 ‘황금의 얼굴’이며, 아래쪽에 있는 뾰루퉁한 얼굴은 현재를 상징하는 정면의 ‘태양의 얼굴’이라고 한다. 그리고 위애서 소개했던 검은색 태양같은 녀석의 이름은 정말로 '검은 태양'이며 과거를 상징한다고 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엄청난 의미를 가진 탑이다. 얼굴이 있는 위치와 의미를 생각해보자. 앞을 보고 있는 것은 현재와 미래, 특히 현재는 탑의 아랫 부분에서 사람과 눈높이를 같이하고 미래는 탑의 가장 윗 부분에서 먼 곳을 보고 있다. 과거가 탑의 뒷편에 있는 것도 나름의 시선을 표현한 것이다.
이번에는 색깔로 볼까? 미래는 가장 빛나는 금색으로 표현을 했고, 현재는 열정적으로 불타오르는 빨간색으로, 과거는 불타서 그을린 검은색으로 표현 한 것도 놀랍다. 이렇게 탑 하나에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담았다.
탑의 구조는 철골,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었고 내부는 비어 있는데 미리 예약을 하면 이 안에도 들어가볼 수 있다. 관람을 원하면 꼭 하루 전까지 예약을 해야 한다.
만박기념공원은 꽤 넓은 편이기 때문에 둘러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는편이다. 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은 여행라는 한정적인 시간 때문에 그런지 천천히 공원을 둘러보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단지 이 태양의 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거 있잖아, 인증샷을 남기기위한 뭐 그런거. 그런데 예전사진과 다른 모습에 조금은 당황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예전 사진들을 찾아보면 탑 주변으로 철골 구조의 시설물이나 지붕들도 보이는데 지금은 모두 철거하고 탑만 남겨 놓았다. 나는 오히려 구조물이 없는게 사진 찍기 깔끔하고 좋았다.
만박기념공원 근처에는 감바오사카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파나소닉 스이타 스타디움이 있다. 내가 만박기념공원에 방문했을 때 감바오사카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선수가 있어서 여기저기서 포스터를 볼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선수라서 이름은 공개하지 않겠다. 나에게 감바오사카라고 하면 역시 엔도 야스히토다. 비록 지금은 주빌로 이와타에서 뛰고 있지만.
만박기념공원은 오사카의 북쪽에 위치하며 난바나 우메다보다도 더 북쪽에 있어서 관광지로서의 연계성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다만 대도시에서 조금은 여유있는 관광지를 찾는다거나 감바오사카의 팬이라거나 아니면 짱구는 못말려의 광팬이라면 방문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1970년 세계 박람회를 위해 만든 거대하고 색다른 조각품이 있는 이 만박기념공원으로 말이다.
*운영시간
목요일~화요일: 오전 10:00~오후 5:00
매주 수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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