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팁 🔰 일본의 흰성, 검은성

홍씨는 일본 각 지역을 여행할 때 아주 높은 확률로 그 지역의 성을 찾아가는 편이다. 그래서 홍씨의 일본 이야기에도 각 지역의 성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은 편인데 생각해 보면 평성, 산성, 평산성과 같은 특징 말고도 각 성마다 특이한 점이 있는 경우가 많다. 많은 성을 보다가 2018년, 검은색 외관의 오카야마 성을 처음 본 후 일본의 모든 성이 흰색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고 꽤나 흥미로움을 느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일본의 흰색 성과 검은색 성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1. 세키가하라 전투

🔹 어떤 전투였을까

일본의 축성 기술은 1600년에 일어난 세키가하라 전투를 기준으로 나뉜다. 이 세키가하라 전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후에 발생한 도요토미 정권 내부의 정치권력 싸움으로 인해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총대장으로 한 동군과 모리 데루모토를 총대장으로 하는 서군의 양 진영이 전투를 벌인 것을 말하는데 전쟁 결과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동군이 승리하여 도쿠가와의 패권이 확립되었다. 더 나아가 이 전쟁으로 인해 이전 정권이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통일 정권은 지위를 잃게 되었다.

 

2. 검은색 성

🔹 세키가하라 전투 전

세키가하라 전투가 일어나기 전의 정권을 가지고 있었던 인물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다. 이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에 지어진 성들은 외관이 검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왜 검은색 성을 좋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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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폐, 엄폐

검은색 성이 축성된 주된 이유는 '적의 눈으로부터 숨기기 쉬운 전국 시대 특유의 이점'에 의한 것인데 전국 시대라는 당시의 시대를 감안했을 때 언제 적의 습격이 있을지도 모르는 시대이기도 했고 철포전(소총전)을 실시할 때 적으로부터 몸을 숨기며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검은색이 유리했기 때문에 검은색 성이 선호되었다.

구마모토성

🔹 금박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에피소드 중 하나가 바로 '금박 장식'을 위해서라는 설인데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금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금색은 흰색보다 검은색과 함께 있을 때 더 화려하게 빛나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검은색이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오카야마성

🔹 대표적인 검은색 성

마츠모토 성, 구마모토 성, 오카야마 성 등

 

3. 흰색 성

🔹 세키가하라 전투 이후

세키가하라 전투가 일어난 후 통일 정권을 붕괴시키고 새로운 권력을 차지한 사람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였다. 이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대에 지어진 성들은 외관이 흰 경우가 많은데 이전 시대의 검은색 성과 비교했을 때 너무 다른 색깔을 띤다. 그렇다면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왜 흰 성을 좋아했을까?

🔹 우아함

홍씨도 많은 성을 다녀봤는데 검은색 성이 금박을 돋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어 더 화려해 보일 것 같지만 사실 햇빛을 제대로 받은 하얀색 성의 깔끔함은 검은색 성의 금박에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히메지성

🔹 웅장함

홍씨의 과거를 하나 오픈하자면, 홍씨는 의류 매장에서 6년 정도 근무를 한 적이 있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 남성 정장 브랜드, 캐주얼 옷 등을 판매하면서 고객에게 어울리는 맞춤 상품을 자주 권했었는데 홍씨가 판단했던 가장 큰 기준은 바로 '체형'이었다. 체형이 큰 사람에게는 어두운 계열의 옷, 체형이 작은 사람에게는 밝은 색의 옷을 자주 권했는데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좋아했던 검은색은 크기가 작게 보이는 효과가 있는 반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좋아한 흰색은 크기가 크게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같은 성을 흰색과 검은색으로 칠해놨을 때 흰색이 더 크게 보인다는 이야기인데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대의 흰 성들은 이런 웅장함도 함께 노리지 않았을까.

나고야성

🔹 차별화

사실 우아함이나 웅장함은 흰 성이 주는 효과에 불과하고 단지 우아함이나 웅장함을 위해 성을 흰색으로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전의 성처럼 검은색으로 계속해서 축성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세키가하라 전투 이후 흰 성이 많이 축성된 가장 큰 이유는 아마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와의 차별화가 아니었을까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후라고는 하지만 통일정권에서 전쟁으로 인해 정권을 잡은 사람의 욕망이야 설명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시대가 끝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의미로 「검은색」의 대칭색인 「흰색」을 선택한 것이라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 대표적인 흰색 성

히메지성, 나고야성, 히코네 성 등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개인적으로 선호했던 색깔 덕분에 일본에서 성의 색깔만 보고도 그 성의 축성이 세키가하라 전투(1600년)를 기준으로 앞에 지어진 것인지, 후에 지어진 것인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색깔만 보고 어느 인물의 시대 때 지어진 것인지 확신하면 안되는 예외도 있었으니 오사카성처럼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에 지어졌어도 재건축으로 흰색을 띄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냥 재미삼아서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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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씨의 일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