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에피소드 💬 화장실 갔으면 큰일 날 뻔
일본 에피소드 💬
화장실 갔으면 큰일 날 뻔
이번에는 제대로 일본에 가나 했더니 역시나 또 비행기가 지연되었다. 홍씨가 은근히 여행운이 없는 편인데 이번에도 시작부터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13시 50분에 다카마쓰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연결편 지연으로 14시 50분에 출발했고 그 마저도 활주로에 비행기가 밀려서(?) 이륙도 늦어졌다. 그렇게 15시 30분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비행기는 16시 40분이 되어서야 다카마쓰 공항에 도착했다.
홍씨는 보통 일본 여행을 할 때 기내용 캐리어를 가지고 여행을 하는 편이다. 출국을 할 때는 액체류 반입 기준에 신경 쓰면서 기내에 가지고 타고, 한국으로 귀국을 할 때에는 일본에서 술을 사는 경우가 많아 위탁 수하물로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확실히 비행기에서 빨리 내리게 될 경우 남들은 짐을 찾고 아직도 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홍씨는 누구보다 빨리 시내로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날 역시 기내용 캐리어를 가지고 타서 입국 심사만 마치고 바로 캐리어를 끌고 쏜살같이 나와서 바로 공항리무진 표를 끊었다.
다카마쓰 공항의 공항리무진의 경우 약 30일~40일 단위로 시간표가 새로 업데이트 된다. 홍씨가 버스 티켓을 구매한 시각은 16시 55분, 이 시간을 기준으로 다음 출발 버스는 17시 10분 버스였는데 여기서 하나 생각을 해봐야 하는 점이 있다면 바로 공항 리무진 버스 시각표에 있는 아래의 문구다.
항공기의 다카마쓰 공항 도착시간은 운행일에 따라 변경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항공회사의 시각표를 확인해 주세요. 더불어, 항공기의 지연 및 지연도착의 경우에는 버스의 출발도 늦춰집니다. 각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는 것도 늦어지기 때문에 주의하세요. 하네다, 나리타로부터의 편은 도착 15분 후, 오키나와로부터의 편은 도착 20분 후, 국제선은 도착 1시간 후에 출발합니다.
다시 말해서 15시 30분에 도착 예정이었던 인천발 진에어 항공기가 16시 40분에 다카마쓰에 도착했다면, 이 시간을 기준으로 1시간 뒤인 17시 40분에 공항버스가 출발한다는 얘기였다. 근데 사실 이럴 가능성이 컸던 이유가 원래 이 날 공항버스가 16시 30분(15시 30분 도착 진에어 대응편), 17시 10분, 19시 05분으로 간격이 꽤 있던 상황이었고 어차피 16시 30분 공항리무진은 진에어 항공기가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의 안내 문구처럼 이 버스도 1시간 지연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이었을 뿐 정류장 어디에도 지금 들어온 버스가 언제 출발하는지 적혀있지 않았다.
버스에 타고 10분 정도 지났다. 시간은 17시 5분. 비행기 안에서 물을 마셔서 그런가 화장실을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슬금슬금 들기 시작했는데 당장 내가 탄 버스가 몇 시에 출발할지 몰라서 일단 기사님께 물어보고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이 좋겠다 싶어 이 버스가 몇 시에 출발하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기사님은
사람이 다 차면 출발합니다.
라고 대답했다. 이때 확신을 었었다. '이 버스는 진에어 대응편으로 진에어가 늦은 만큼 이 버스도 늦게 운행한다. 그러니 이 버스의 출발 시간은 진에어 항공기가 도착한 시간인 16시 40분에서 1시간을 더한 17시 40분이겠다.'라고.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화장실에 가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자리' 때문이었다.
홍씨가 탄 버스는 화장실이 없는 버스였다. 그래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다시 공항으로 들어가야 했는데 개인 짐을 자리에 두고 나가자니 귀중품이 있어서 또 그렇게 하기는 싫고, 가방을 가져가자니 누가 내 자리에 앉을 것 같고, 아예 마음을 비우고 다녀오자니 캐리어는 이미 실었고. 이렇게 고민에 빠져있을 때 갑자기 버스 문이 닫혔다. 그리고는 버스가 출발했다. 사람이 다 차면 출발한다더니 사람이 반 정도밖에 차지 않았는데 출발했다. 버스 출발 시각은 17시 10분.
기사님이 아까부터 무전으로 뭔가 계속 얘기하더니 17시 10분 공항버스는 원래 스케줄대로 움직이고 그 이후에 지연으로 인해 늦어진 공항버스 대응편을 운행하기로 한 것 같았다. 뭐 이 부분은 기사님이 정하는 것이 아니고 회사가 정하는 것이니 기사님이 무슨 힘이 있겠냐만은 순간 화장실을 갔으면 여행 첫날부터 대형사고가 났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래서 인생은 한 치 앞을 모른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화장실 안 간 나,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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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티스토리 여행 크리에이터 '홍씨의 일본 이야기' 홍씨입니다.일본 여행에 관심이 있는 한국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일본 여행에 대한 블로그를 시작했고 1년 4개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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