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야마 여행 🐳 기미이데라(紀三井寺)
지난 2023년 7월 토야마(富山) → 이시카와(石川) → 기후(岐阜) → 후쿠이(福井) → 시가(滋賀)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와카야마(和歌山)였다. 시가현으로 넘어왔을 때 이미 교토에 숙소를 잡아 놓은 상태였는데 일본 지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교토에서 굳이 와카야마까지 가야 했을까 궁금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조금 풀자면 5박 6일 중 5일째 되는 날의 관광 계획은 사실상 무계획 상태였다. 그냥 발길 닿는 곳으로 가려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핸드폰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내가 이때 가지고 있던 간사이 호쿠리쿠 패스는 무려 돗토리(鳥取)까지 커버가 가능한 패스였는데 요나고(米子)에 가서 사구나 찍고 올까 하고 교토역을 기준으로 찾아보니 편도 약 4시간.. 게다가 열차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더라. 밥을 먹은 건지 마신건지 모를 정도로 허겁지겁 나와서 서둘러 역으로 갔다.
개찰구 옆 기계에서 패스를 넣고 지정석 발권을 하려고 하는데 타려는 열차의 지정석 발권이 안되더라. 패스 설명서에 요나고로 가는 구간 중 일부 구간은 패스사용 이외에도 추가 요금을 더 내야 한다고 적혀있긴 했는데 그것 때문인지 뭔지 모르지만 뜻대로 안 되니까 고민이 됐다. 편도 약 4시간이면 왕복은 최소 7시간 반이라는 건데 이 부분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요나고에서 이용할 버스나 도보 소요시간, 돌아오는 열차 시간도 생각보다 잘 안 맞았다. 돗토리는 다음에 에어서울 타고 가자 라는 마음에 깔끔하게 포기하고 가본 적 없는 와카야마로 계획을 바꿨다.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예정.
여담인데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서울 사람과 경기도 사람이 생각하는 1시간 반이라는 시간은 차이가 있다. 서울 사람들이 경기도로 가는 것 보다 경기도 사람이 서울에 가는 빈도가 많아서인지 경기도 사람에게 1시간 반은 '1시간 30분 밖에'지만 서울 사람에게는 '1시간 30분이나'인 경우가 많더라. 어쨌든 나는 1시간 30분 밖에 걸리지 않는 와카야마로 향했다.
기미이데라(紀三井寺)
와카야마까지는 하루카 열차(교토-신오사카)와 쿠로시오 열차(신오사카-와카야마)를 이용했고 쿠로시오의 경우에는 지정석으로만 탈 수 있었다.
와카야마성(和歌山城)은 와카야마역(和歌山駅)에서도 걸어갈 수 있었는데 그동안의 행군(?)으로 인해 발의 물집이 잡혀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최대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했다. 와카야마성은 와카야마시역(和歌山市駅)에서 걸어가는 것으로 정했는데 와카야마시역으로 가는 열차가 1시간에 1대밖에 없어서 우선은 전철 편수가 많은 기미이데라로 향했다.
기미이데라는 기미이데라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한적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길 왼쪽 편으로 기미이데라 입구가 보인다.
딱 보니 또 산을 타야할 사이즈다. 이건 뭐 산타클로스도 아니고 여행 올때마다 맨날 산을 탄다.
위의 사진 계단 오른쪽 위쪽에 보면 케이블카 탑승장이라고 적혀있는데 '무슨 절에 케이블카가 있어?'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까 우리는 이미 봤잖아? 절의 건물이 놓은 곳에 있던거. 그 곳까지 가려면 당연히 계단이 있겠지?
단지 높이 있어서 그런 것 뿐만 아니라 비가 내리는 날이나 겨울에는 이런 돌 계단이 굉장히 위험하다. 예전에 히로시마의 오노미치에 갔을 때 비가 내렸었는데 거기서 이런 돌계단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꼬리뼈에 금이 간 적이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서고 자꾸 아프길래 병원에 가보니 금이 갔다더라. 그 이후로부터 난 이런 돌계단이 무섭다.
유명한 절임에도 불구하고 평일 아침이었기에 관광객이나 참배객이 없어 조용하고 좋았다. 난 천천히 계단을 올라갔다.
이 절이 특이한게 케이블카도 있지만 중간 정도까지 계단을 올라오면 반대쪽에 위쪽으로 올라가는 무료 엘리베이터도 있다. 하지만 난 타지 않았다. 그런거 있잖아, 이상한 오기 같은거.
본당으로 올라가다보면 아래 사진처럼 계단 귀퉁이에 1엔씩 놓여 있는 것이 보인다. 이게 뭔지 찾아도 찾아도 안나와서 일본에 있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액년을 맞이한 사람이 액막이를 하기 위해서 둔 것이라고 했다. 액년이란 인생에서 큰 재난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 나이로 남자는 25, 42, 50세, 여자는 19, 33, 37세이다. 계단 1개에 1엔씩, 자신의 나이만큼 두어 액막이를 한다고 하니 돈이 보인다고 신나서 주워가거나 하지 말자. 괜히 나쁜 운이 나에게 올 것 같지 않아?
한국의 절이나 궁에 가면 건물의 화려한 단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을 자주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단청이 있는데 화려한 무늬가 특징인 한국 단청과는 다르게 일본의 단청은 화려한 색깔이 특징인 주황색이다. 이 주황색이 신에게 행운을 기원하는 색이라고 하여 건물이나 도리이에 많이 쓰인다.
기미이데라 본당이 조금 높은 곳에 있어서 와카야마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어 좋았다. 오사카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건물도 잘 안보이고 논밭과 바다까지 보이는 시골 마을 같은 모습이었다. 기미이데라 주변에는 식당이나 편의시설들이 많지는 않다. 그냥 마음의 여유를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관광지가 될 것 같다.
키미이데라 · 1201 Kimiidera, Wakayama, 641-0012 일본
★★★★☆ · 불교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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