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쓰린 공원(栗林公園)
율림공원. 한자로는 栗林公園이라고 쓰고 리쓰린 공원, 혹은 리츠린 공원이라고 읽는다. 일본어의 つ는 영어 표기로 TSU라고 하는데 이 발음이 한국어에 없는 발음이기 때문에 한국인이 이 발음을 할 때 꽤나 애는 먹는 경우가 있다. 표기는 '쓰'로 하지만 실제 발음은 '쓰'와 '츠', '쯔'의 중간 발음이다. 그래서 어느 곳에서는 리쓰린 공원이라고 하고, 또 어느 곳에서는 리츠린 공원이라고 한다.
발음 얘기가 나온김이 다카마쓰도 예로 들어볼까? 다카마쓰의 영어 표기는 Takamatsu인데, 왜 '타'가 아니라 '다'로 표기를 하는 것일까? 한국어의 ㄱ, ㄷ, ㅂ, ㅈ과 같은 글자들이 문장의 가장 앞에 올 때 외국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한국인의 이런 발음들이 ㄱ, ㄷ, ㅂ, ㅈ이 아닌 ㅋ, ㅌ, ㅍ, ㅊ으로 들린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부산'이라고 하면 외국인에게는 '푸산'으로 들린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다카마쓰를 영어 표기 그대로 타카마쓰라고 쓰고 읽으면 또 한국인의 ㅌ 발음이 너무 강하게 들린단다. 그래서 문장의 가장 앞에 오는 K, T, P, Ch 발음은 한국에서 ㄱ, ㄷ, ㅂ, ㅈ으로 표기한다. 도쿄(TOKYO), 교토(KYOTO), 지바(CHIBA)가 그 예다. 참 재미있는 언어 세계다.
다시 얘기로 돌아와서, 카가와를 여행을 준비하면서 공항에서 받은 쿠폰북에 리쓰린 공원 무료 입장권이 있었다. 리쓰린 공원은 카가와현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에 하나로 아주 잘 가꿔진 유료 정원이다.
리쓰린 공원에 가기 위해서는 전철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리쓰린 공원 주변으로 두 개의 노선이 지나고 있으니 오는 목적지나 이후 이동할 목적지에 가까운 전철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1. 고토히라선: 리쓰린공원역에서 하차, 도보 7분
2. JR: 리쓰린코엔 기타구치역에서 하차, 도보 3분
나는 이 앞에 시코쿠무라를 다녀오는 길이었으므로 고토히라선을 이용해서 리쓰린 공원에 왔고, 이 이후의 일정은 숙소 복귀였기 때문에 다카마쓰로 갈 수 있는 JR선을 이용했다.
리쓰린공원의 기원은 16세기 후반 이 지역의 세력 집안인 사토씨가 서남지역에 정원을 지은 것이 시작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1625년에 들어 당시 사누키국의 영주였던 이코마 다카토시 공이 시운산을 배경으로 난코 연못 일대를 조성하여 현재의 정원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그 후, 1642년에 이코마 다음을 이어받아 다카마쓰 번의 초대 번주가 된 마쓰다이라 요리시게 공을 거쳐, 1745년 5대 번주인 요리타카 공 때 정원 내의 60경에 이름을 붙여 정원을 완성하였고, 메이지 유신까지 228년간 마쓰다이라 가문의 별장으로 사용되었습니다. 1875년에 현립공원으로서 일반인에게 공개되었고, 1953년에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특별명승지”로 지정되었습니다.
리쓰린 공원의 면적은 약 23만 평이다. 한국민속촌이 30만 평 정도 되니 한국 민속촌의 약 2/3 정도 되는 규모다. 굉장히 넓은 편이다. 일본의 정원들이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다른 색깔을 내는데 이곳도 마찬가지로 계절마다 공원의 모습이 다르다. 리쓰린 공원은 6개의 연못과 13개의 인공산이 있으며 각각의 장소가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었다.
리쓰린 공원은 미슐랭 그린가이드 재팬에서 “일부러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을 의미하는 별 3개를 받은 곳이기도 한데, 별 3개는 만점을 뜻한다.
'★★★'
리쓰린 공원을 즐기는 여러 방법들이 있는데 그 중 한 가지 특이한 방법은 입장료보다 비싼 이용요금을 내고 즐기는 뱃놀이다. 요금은 성인 620엔, 아이들은 성인의 절반 금액인 310엔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항한다.
우리 부모님은 자연이 예쁜 장소를 참 좋아하신다. 두 분 다 다리가 아파 많이 걸으면 힘들어하시면서도 잘 참고 리쓰린 공원까지 와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참고로 리쓰린 공원은 휠체어나 유모차, 실버 보행기의 대여가 가능한 곳이다. 걷기 힘든 사람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용하자. 우리 부모님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쉬어갈 수 있게 곳곳에 벤치가 마련되어 있으니 힘들면 꼭 쉬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리쓰린 공원은 연중 무휴로 개방되는 곳이기는 하지만 이용 시간은 경복궁이나 창덕궁처럼 달별로 다른 경우가 많다. 아마도 일출과 일몰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또 하나의 팁을 공개하자면 이곳에 1월 1일에 방문하거나 리쓰린 공원을 개원한 날인 3월 16일에 입장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니 이 시기에 다카마쓰에 있는 사람은 꼭 방문해 보기를 바란다.
* 운영 시간
1월, 12월 7:00~17:00
2월 7:00~17:30
3월 6:30~18:00
4월, 5월, 9월 5:30~18:30
6월, 7월, 8월 5:30~19:00
10월 6:00~17:30
11월 6:30~17:00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찍은 아주 작고 작은 JR역이 있어 잠시 소개하려 한다. 길을 걷는데 아무리 봐도 전철역이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거다. 역이라고 표시된 곳에 가보니 산인지 고가 다리인지 올라가는 계단 같은 게 하나 보이고, 그게 역이더라.
어느 정도로 심플하냐면 아래 사진과 같은 느낌이다. 저 계단이 승강장으로 가는 계단이라는 것을 그때는 쉽게 상상할 수 없었다. 올라와서 보니 승강장이 보였다. 시골답게 선로가 하나다. 선로를 개수를 보면 전철이 많이 다니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여긴 뭐 역무원이고 뭐고 없다. 심지어 이런 기계까지 새삼스럽고 신기하다. 사진에는 카드를 찍는 곳만 보이지만 종이로 된 표도 판매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전철은 이렇게 아주 작고 작은 열차다. 아담하고 귀여운, 그냥 조금 큰 은색 초코바 같은 녀석이 들어오는데 워낙 다카마쓰에 사람이 없다보니 여유 있게 타고 올 수 있었다. 그렇게 오늘도 다카마쓰의 여행이 마무리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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