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소원 나무 팻말 에마(絵馬) | 일본 여행팁
일본의 신사나 절에 가면 아주 높은 확률로 소원이 적혀 있는 나무 팻말들을 볼 수 있는데 이 나무 팻말들은 '에마'라고 하는 물건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 에마가 언제 생겨난 것이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소원을 남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1. 에마
🔹 사전적 의미
에마는 일본어로 「絵馬」라고 적는데 이것을 한 글자씩 풀어보면 아래와 같다.
- 絵 : 그림(일본어로 '에'로 발음)
- 馬 : 말(일본어로 '마'로 발음)
의미를 종합해보면 '말 그림'이 되는데 에마는 신사나 절에서 발원을 할 때나 소원이 이루어진 사례로 말 대신에 봉납하는 말 그림 액자라고 보면 된다.
🔹 역사
에마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말 그림 액자'라는 말을 썼는데 요즘 신사에 가보면 말 그림이 아닌 에마가 훨씬 더 많다. 그런데 굳이 '에마'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역사를 조금 거슬러 올라가 봐야 하는데 나라시대의 「続日本紀(쇼쿠니혼키)」에는 말을 신이 타는 것으로 여겼고, 실제로 신이 타는 신령스러운 말을 뜻하는 「神馬(신바, 신메)」를 봉납하던 것이 기록되어 있는데 지금보다 과거인 옛날에는 이 말의 값이 굉장히 비쌌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봉납하는 것도 부담이 되었을 것이고 봉납받은 쪽에서도 말을 돌보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을 텐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말을 봉납할 수 없는 사람들은 점점 나무, 종이, 흙으로 만든 말의 상으로 대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헤이안시대부터는 말의 그림이 그려진 판(정말 그 뜻그대로 에마)으로 봉납을 대신했는데 무로마치 시대에 접어들면서 말 뿐만 아닌 다른 글씨나 그림으로도 에마가 표현되기 시작했고, 시대가 더 지나서 에도시대에는 가내 안전, 장사 번성 등과 같은 실질이고 실리적인 소원을 비는 풍습으로 바뀌어 갔다.
2. 에마 체험
🔹 효험 파악하기
홍씨의 일본 이야기 글에서도 여러 번 언급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각 신사에서는 모셔져 있는 신이나 역사에 따라서 어떤 효험이 있는 신사인지가 다르다. 예를 들어 학문의 신을 모신 곳에서는 수많은 수험생들이 합격을 위해 기도를 드릴 테고 장사의 신이 모셔져 있는 신사에서는 사업 번성을 위한 기도를 드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신사의 에마의 경우에도 이런 경향을 볼 수 있는데 확실히 모셔진 신이 어떤 신이냐에 따라서 에마에 적힌 소원의 내용도 다르다. 그러니 신사에서 에마를 적기 전에 자신이 방문하고 있는 곳이 어떤 신을 모신 곳인지 한 번 찾아보고 소원을 적는 것이 더 효험이 있지 않을까 싶다.
🔹 에마 구매/적기
에마는 신사나 절에 따라 가격이 많이 다른데 보통은 1000엔 전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경우에 따라 더 저렴할 수도, 더 비쌀 수도 있을텐데 에마를 구매한 후 본인이 가지고 있는 펜이나 구매처에 있는 펜으로 소원을 적으면 된다.
소원의 경우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면 말고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은 곳에 적으면 되는데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은 반대편에는 코팅이 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잉크가 잘 스며들어 비가 와도 에마에서 금방 소원이 씻겨 내려가는 것을 막아주며 양쪽에 전부 코팅이 되어 있는 경우에는 판매처에 잘 지워지지 않는 펜을 두고 있을 테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개인정보는 신중하게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에마이기 때문에 연락처나 주소 등을 적는 것에는 아주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간혹 에마들을 보면 인스타그램의 주소를 적거나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를 적어 놓은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개인정보가 털리는 것이 절실한 소원이 아니라면 개인정보는 신중하게 다뤄야 할 것 같다.
3. 개인적인 생각
🔹 마음을 담자
신의 영역에 들어와서 신에게 소원을 적는 이런 행위는 인간은 신보다 우월하지 못한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여 신을 보다 높게 추앙하는 모습이 담겨있는 행동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에마에 소원을 적을 때는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적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돈을 들여서 장난스럽게 적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말이다.
🔹 신사의 또 다른 역할
부처님을 모신 절도 그렇지만 신사라는 공간도 인간보다 우월한 신을 모신 공간이기 때문에 보다 엄숙하고 경건해야하는 장소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렇게 사람들의 소원을 적는 에마나 운세를 점쳐보는 오미쿠지, 그리고 신사나 절의 기운은 받아 집으로 가지고 가는 오마모리까지 이 신사라는 곳은 신과 사람의 사이에 다리를 놓아줄 수 있는 친근한 장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마음의 거리가 그렇게 먼 곳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신사라는 공간의 신령한 기운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에게 가보고 싶은 장소 ,인기 명소로 뽑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마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최근에는 너무나 다양한 디자인, 그림, 축제의 이미지 등의 에마들이 보이고 있다. 각 사원의 특징을 나타내는 물건으로 차별성을 두어 신사나 사원을 순회하는 사람들에게 소장품으로써의 가치도 높아져 가고 있는데 일본을 관광하면서 유명한 신사에 가게 된다면 한국에서는 할 수 없는 에마 체험을 한 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이 또한 일본 여행의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으니까.
❌ 글의 도용,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안녕하세요? 티스토리 여행 크리에이터 '홍씨의 일본 이야기' 홍씨입니다.일본 여행에 관심이 있는 한국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일본 여행에 대한 블로그를 시작했고 1년 4개월만
tour-japan.tistory.com
'🔰 일본 여행팁 > 🔸 즐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약국, 그리고 드럭 스토어 | 일본 여행팁 (20) | 2025.06.06 |
---|---|
2025년 태풍 순서 및 월별 경로 | 일본 여행팁 (10) | 2025.05.26 |
기념품 알뜰 쇼핑 장소 추천 | 일본 여행팁 (8) | 2025.05.21 |
2025년 일본 장마 기간 | 일본 여행팁 (16) | 2025.05.03 |
일본 낙서 얼굴(へのへのもへじ) | 일본 여행팁 (18) | 2025.04.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