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에피소드 💬 강풍 속에서 흔들리던 비행기

일본 에피소드 💬 
강풍 속에서 흔들리던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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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항에서 이바라키로 가는 비행기를 탔을 때의 일이다. 홍씨가 사는 경기도 지역에는 그렇게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 청주 공항을 가기 위해 일행들과 만나기로 했던 천안역에 도착하니 갑자기 바람이 미친 듯이 불기 시작했다. 충청도 지역에 사는 다른 일행에게 '시골 바람 무섭네요(사실 천안도 시골은 아니지만)'라는 장난을 치면서 청주공항으로 이동을 했다.

청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여러 에피소드가 터져 나오는 바람에 강풍에 대해 잠시 잊고 있다가 비행기를 타기 전 바깥 풍경을 보니 바람이 꽤나 강한 것 같이 보여서 다른 일행들에게 '비행기 뜨겠죠?'라는 이야기를 건네자 일행 1이 예전에 청주공항에서 기상악화로 착륙에 실패한 에어로케이 항공기가 김포공항에 착륙한 후 버스를 대절해서 청주공항까지 이동했던 일이 있다며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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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바탕 이야기를 하다가 또 아무런 생각 없이 비행기에 탑승을 했고 비행기는 이바라키 공항으로 가기 위해 이륙을 했다. 그런데...

바람이 미쳤다.

 

비행기가 뜨자마자 체감상 10분 이상은 난기류를 만난 비행기처럼 기체가 심하게 흔들렸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처럼 비행기가 뚝 떨어지는 느낌도 여러 번 겪었다. 홍씨와 함께 여행을 한 일행 1과 일행 2는 공항에서 터진 에피소드 때문에 전부 멀리 떨어져 앉는 상황이 나왔기에 서로에게 의지할 수 없이 모두들 흔들리는 기체 속에서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다.

홍씨의 옆에는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두 명이 앉았는데 여행 경험이 많아 보이는 이 사람들조차 굉장히 겁을 먹은 것처럼 보였다. 사실 그것도 그럴 것이 홍씨가 비행기를 탔던 이 시기 바로 앞에 제주항공 여객기의 무안 공항 사고가 있었고, 김해 공항에서는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비행기에 대한 긴장과 걱정이 굉장히 커져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난기류를 만나거나 바람 때문에 비행기가 흔들리는 상황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항공사 직원들의 고생과 수고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심하게 항공기가 흔들릴, 혹은 흔들리는 상황이었다면 빠른 기내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알리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 사실 비행기가 어느 정도 안전하게 자리 잡을 때까지 이런 안내방송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홍씨의 옆자리의 승객들도, '무슨 안내방송을 한 번 안하냐'며 불만이 쌓여 있었는데 홍씨가 항공사에 근무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왜 빠른 기내방송이 나오지 않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승객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는 행동이 없었던 것은 아직도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승무원은 비행기를 타는 것이 업무라서 워낙 많은 상황을 겪어봤겠지만 승객들은 그렇지 않은 것이 사실이거든.

이바라키 공항에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착륙도 사실 거칠게 하긴 했는데 어쨌든 비행은 잘 끝났기에 이제 긴장의 끈을 조금 놓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만난 일행들과 함께 이번 비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더니 일행 1은 혼잣말로 '살려주세요'라고 했다가 그 목소리가 너무 커서인지 앞 자리에 앉은 승객들이 자신을 안심시켜 준 에피소드를, 비상구 좌석 근처에 앉았던 일행 2는 흔들리는 기내 속에서 '연신 비상구 좌석의 작동법과 대피 방법을 머릿속으로 그려봤다'라고 했다. 사실 홍씨도 손에 땀이 터져서 혼났는데 우리 일행들만큼의 불안감은 아니었던 것 같아서 마지막에는 홍씨가 결국 더 공감해 주며 위로를 했다.

청주공항에서 처음 타 본 에어로케이 항공기의 첫 이미지가 불안함으로만 쌓일뻔 했지만 다행히 귀국 편은 이륙도 비행도 착륙도 거의 완벽에 가까울 만큼 퍼펙트했기 때문에 우리의 원망은 승무원이 아닌 청주에서 출발하던 날 당일의 못된 날씨에게만 작게 남겨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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